M&A로 기업 이어가도 세제 혜택
상속세 회피 편법승계엔 과세 강화

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026년 세제개편을 통해 가업상속공제와 가업 승계 증여세 특례를 확대하는 동시에 제3자 사업 승계 과세특례를 신설하고 상장주식 저평가를 통한 편법 승계에는 과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혜택은 기업을 실제로 이어갈 승계에는 넓히고 기업가치를 떨어뜨려 세 부담만 줄이려는 승계에는 문턱을 높이는 ‘투 트랙’ 개편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혈연 밖으로 승계의 문을 처음 열었다는 점이다. 후계자가 없더라도 인수합병(M&A)이나 임직원 인수(EBO)를 통해 새로운 경영 주체가 기업을 이어가면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혈연 승계가 어려운 기업도 경영권을 넘겨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거나 중복상장,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편법 승계에는 과세를 강화한다. 상속세 회피 목적의 편법 승계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개편의 배경에는 후계자 부족과 중소·중견기업의 고령화가 있다. 은퇴를 앞둔 중소·중견기업 대표들이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어려워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기업 하나가 사라지면 해당 기업에 축적된 기술과 숙련인력은 물론 거래처와 지역 일자리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정부는 기업을 살리는 승계와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승계는 분리하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최대 1000억원으로 확대하면서도 지원 대상은 전문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장수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 요건은 최소 30년으로 강화하고 사후관리 기간도 10년으로 늘리는 등 지원은 확대하되 요건도 함께 강화했다. 상속세 절세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마트와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병원 등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상장기업 오너의 승계 공식에도 제동을 걸었다.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거나 중복상장, EB 발행을 통해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춘 것으로 판단될 경우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상속·증여세를 다시 계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가치를 낮춰 승계 부담을 줄이는 대신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업 승계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가장 유능하고 기업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승계하는 게 자본주의 취지에 맞고, 그 사람이 꼭 자식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