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완수사권 폐지되면…'못 끝낸 사건' 한 해 3만명 경찰 몫으로[숫자로 본 보완수사권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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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18개 지검 '범죄자 처분 결과' 통계 분석
2024년 '보완수사 요구단계' 피의자 3만명↑
사기 계류 8674명 최다…폭력범죄 대비 감소 더뎌
與 TF '요구 한 달 내 이행'…예외 허용안도 발의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에도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피의자가 한 해 3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수사 요구 단계에 머무는 피의자 전체 규모는 최근 몇 년 새 줄었지만, 폭력범죄는 급감한 반면 사기·배임·보험사기 등 경제범죄는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23일 본지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전국 18개 지방검찰청 ‘범죄자 처분 결과’를 전수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보완수사 요구 단계’에 있는 피의자는 3만2935명으로 집계됐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후 기소·불기소 등 처분에 이르지 못한 피의자는 2021년 6만1917명에서 2022년(4만9357명), 2023년(3만1384명)으로 줄었다가 이듬해 소폭 반등했다.

보완수사 요구 이후 최종 처분을 받지 못한 피의자 수는 3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범죄 유형별 감소 폭은 크게 엇갈렸다. 2024년 보완수사 단계에 있는 폭행 피의자는 2021년 대비 73% 감소했다. 상해(-88%)·성폭력(-72%) 등도 급감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기는 1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사기(-32%)와 배임(-32%)도 폭력범죄보다 낙폭이 훨씬 적었고, 도박은 오히려 173% 늘었다. 보완수사 요구 단계에 계류된 인원이 가장 많은 범죄는 사기(8674명)였다.

이 같은 차이는 자금 흐름과 통신 기록을 분석하고 범행의 고의성이나 공모 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경제범죄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계류 인원에는 새로 보완수사가 요구된 사건과 이전 연도부터 처리가 이어진 사건이 함께 포함되는 만큼 인원 증감만으로 보완수사의 처리 속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검찰 일각에서는 혐의 입증 과정이 복잡한 경제범죄일수록 보완수사 필요성이 큰 만큼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수사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선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관계자는 “보험사기든 다단계든 모두 사기에 해당하며 기본적으로 계좌와 통신 기록을 보며 조직적으로 범죄가 이뤄진 정황을 살펴야 해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그걸 모두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하면 처리가 점점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완수사권과 관련 입법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권한은 없애되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은 허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김승원·김한규·박상혁·이해식 의원 등이 참여한 민주당 형사소송법 태스크포스(TF)는 경찰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원칙적으로 한 달 안에 이행하도록 하는 동시에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직무 배제나 교체,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요구 단계에 남은 이들 사건의 보완수사는 경찰이 맡게 된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성폭력과 아동학대,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보이스피싱 등 민생범죄,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에 한정해 검찰의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홍 의원은 “보이스피싱, 유사수신, 다단계 판매 범죄 등 민생·경제범죄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 국민 피해가 늘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며 “이들 사건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해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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