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노인부부, 수도권보다 교통비 17만원 더 쓴다”[무임승차의 역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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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노인 2인 가구 교통비 연 170만5000원

수도권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 영향
버스 등 다른 교통 인프라도 열악
자가용ㆍ택시 등 활용⋯유류비 부담

비수도권 노인들이 수도권 노인보다 교통비를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비 차이의 주된 배경은 광역·도시철도(이하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과 기타 대중교통 인프라 차이다.

본지가 21일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노인 2인 가구는 평균적으로 연 170만5000원의 교통비를 지출했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17만4000원 많다. 1인 가구는 61만6000원으로 수도권 대비 3만원 더 썼다. 본지는 일반 가구에서 노인 개인의 교통비 지출이 구분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노인 가구를 1·2인 가구로 구분한 뒤 데이터처 가중치를 적용해 가구별 자산·소득·지출을 계산했다.

교통비 차이의 주된 배경은 지하철 무임승차다. 지하철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하철이 다니는 비수도권 도 지역 8개 시·군의 노선도 수도권 전철(경춘선, 1호선), 대구 도시철도 1·2호선, 대구·경북선에서 연장된 노선이다. 지하철 노선이 촘촘한 수도권 등에선 도보와 무료인 지하철만 이용해도 경제활동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지하철이 없는 지역에선 요금을 내고 버스,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지하철 무임승차의 영향은 교통비 지출이 0원인 가구 비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1인 가구를 보면, 교통비 0원 가구 비율은 비수도권(12.4%)과 수도권(12.1%)이 비슷했으나, 교통비 0원 가구 내 연령 구성비는 큰 차이를 보였다. 공통으로 0원 지출 비율이 높은 85세 이상을 제외하면, 비수도권 1인 가구는 76~84세, 수도권 1인 가구는 65~74세에서 교통비 0원 가구 비율이 높았다. 이런 차이는 교통비 0원 지출 가구의 연령대별 구성비에서 두드러졌다. 수도권은 교통비 0원 가구 중 70~74세가 21.3%로 가장 많았다. 반면, 비수도권은 80~84세 비중이 27.4%로 가장 컸다. 비수도권은 65~69세, 70~74세를 합해봐야 19.6%에 머물렀다.

전반적으로 수도권은 경제활동 등 외부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에서 교통비 0원 가구 비중이 컸지만, 비수도권은 상대적 고연령대에서 교통비 0원 가구 비중이 컸다. 교통비 0원 가구 비율이 비슷한데도 비수도권의 평균 교통비 지출이 많은 건 여기에 기인한다. 수도권의 젊은 노인들에게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이 집중돼 교통비 지출이 줄거나 아예 사라져서다.

2인 가구는 교통비 0원 비율이 수도권 5.8%, 비수도권 3.8%로 2%포인트(p) 차이를 보였다. 비수도권은 외부활동이 활발한 65~69세, 70~74세에서 이 비율이 각각 0.9%, 1.5%에 그쳤다.

대중교통 인프라 차이도 교통비 차이의 배경 중 하나다.

수도권 노인은 1인 가구의 43.7%, 2인 가구의 57.5%가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비수도권 노인의 아파트 거주율은 1인 가구 31.7%, 2인 가구 33.6%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가구·인구밀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이용 여건이 양호하다. 반면, 가구·인구밀도가 낮은 단독주택 등은 대중교통 이용 여건이 열악해 승용차 의존도가 높다. 실제 비수도권 노인들의 자차 보유율은 1인 가구 16.7%, 2인 가구 59.0%로 수도권(각각 13.1%, 48.9%)보다 높다. 단순 회귀분석 결과, 자차 보유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교통비 지출을 높였다.

한편, 요인분해를 활용해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비수도권 페널티’를 추정한 결과, 경제·사회적 여건이 같다면 비수도권 노인은 수도권 대비 1인 가구는 연간 10만원, 2인 가구는 연간 45만1000원의 교통비를 더 지출할 것으로 계산됐다. 현재 3만원(1인 가구), 17만4000원(2인 가구)의 차이가 성·연령, 경제활동 여부, 소득·자산 등 다른 요인에 의해 과소평가됐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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