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고환율 장기화 여파로 올해 상반기 주요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외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반면 일부 농산물은 풍작으로 가격이 폭락했지만 생산비는 오히려 치솟으면서 농가들은 수익 감소와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환율과 기상 변수 등의 영향으로 먹거리 물가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국가데이터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상승했다. 쌀(15.1%), 인삼(14.6%), 감자(10.5%)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어선들의 조업 비용이 늘어나면서 국내산 참조기 공급이 줄었고, 이를 대체하는 중국산·아프리카산 수입 조기 역시 고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수입 과일인 망고는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과 환율 상승, 항공·선박 운임 및 국내 콜드체인 물류비 증가가 겹치면서 가격이 지난해보다 36.3% 뛰었다. 대전 성심당은 망고 수급난으로 여름 대표 제품인 '망고시루' 판매를 예정보다 조기 종료하기도 했다.
농산물 가운데서는 당근(-37.8%), 양배추(-35.0%), 무(-33.7%), 부추(-21.4%), 배(-20.9%), 양파(-19.8%), 배추(-18.5%)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비료와 농약, 농기계 연료, 시설 난방비 등 생산비는 고환율과 고유가 영향으로 크게 올라 농가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이에 농민단체는 최근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가공식품 가운데 북어채 가격은 지난해보다 15.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고추장(12.1%), 젓갈(10.5%), 단무지(10.4%), 된장(8.8%), 간장(8.4%) 등도 일제히 가격이 뛰었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제조 공장의 에너지 비용, 포장재 가격 인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외식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 기준 삼겹살(200g)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2만1000원을 넘어섰고, 삼계탕(1만8154원), 냉면(1만2615원), 비빔밥(1만1769원), 칼국수(1만38원) 등 주요 외식 메뉴 대부분이 1만원을 웃돌았다.
식음료·외식업계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등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고, 메가MGC커피와 이디야커피도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더본코리아는 역전우동·미정국수·롤링파스타·새마을식당 등 11개 브랜드의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약 11% 인상했으며, 더벤티와 커피빈, 롯데리아도 가격 조정에 나섰다. 호텔 뷔페 역시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 롯데호텔서울 '라세느', 웨스틴조선서울 '아리아' 등 주요 호텔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먹거리 물가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폭염과 장마 등 기상 변수까지 겹칠 경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