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해진 ‘탈팡’…쿠팡, 개인정보 유출 반년 만에 결제액·이용자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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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후 고객 이탈에도 결제액 4조8337억원 회복
로켓배송·와우멤버십 기반 충성 고객층 ‘락인 효과’ 위력 확인
토종 이커머스, G마켓·11번가는 반사이익 없이 오히려 역성장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이투데이DB)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거센 책임론과 불매 운동에 직면했던 쿠팡이 불과 반년 만에 결제액과 이용자 수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대규모 정보 유출과 과징금 처분 속에서 소비자들의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기도 했으나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을 필두로 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의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넘어서지 못했다. 반면 이커머스 왕좌를 탈환할 기회로 여겨졌던 G마켓과 11번가 등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한 채 오히려 역성장의 늪에 빠져 대조를 이뤘다.

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소비자들의 거센 탈팡 움직임에도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락인 효과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G마켓과 11번가 등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한 채 오히려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전직 중국인 개발자가 재직 중 확보한 내부 인증정보(보안키)를 이용해 회사 시스템에 무단 접속하면서 발생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유출된 개인정보 주체는 약 3750만 명이다. 배송지 주소 등 조회된 개인정보는 약 1억4800만 건에 달한다. 개보위는 6월 쿠팡에 총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을 의결했다.

개인정보 유출 여파는 실제 고객 이탈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쿠팡Inc의 활성 고객 수는 전 분기보다 70만 명 감소한 2390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쿠팡Inc는 해외 투자 확대 등의 영향까지 겹치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고객 이탈은 장기화되지 않았다. 로켓배송과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충성 고객층이 유지되면서 이용자 수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고 소비도 다시 증가했다.

AI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4조8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월 4조21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던 결제액이 서서히 반등해 두 달 연속 4조8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정보유출 사태가 터진 지난해 11월(4조4735억원)과 비교하면 3601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2월(4조3373억원)과 비교해도 4963억원가량 증가했다.

이용자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509만1710명으로 전달보다 10만9048명 증가했다. 사태 당시였던 지난해 11월(3442만207명)과 비교하면 67만1500명 넘게 유입됐다. 이처럼 쿠팡의 결제액과 이용자가 최고 수준으로 회복된 데에는 생필품과 식품 중심의 반복 구매 구조, 빠른 배송, 멤버십 기반의 충성 이용자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출 사고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 운동과 회원 탈퇴를 뜻하는 이른바 탈팡 움직임이 잇따랐으나 실제 소비 단계에서는 쿠팡 의존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일상 소비와 결합하면서 정보유출 논란에도 이용자 이탈이 장기화하지 않은 것.

쿠팡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동안 G마켓과 11번가 등 전통적인 토종 플랫폼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쿠팡의 이탈 수요를 흡수하지 못한 채 오히려 실적이 급감해 뚜렷한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G마켓의 지난달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2837억원으로 전달(4310억원) 대비 34.2% 감소했다. 지난해 11월(4278억원)과 비교해도 33.7% 줄어든 수치다. 11번가의 지난달 결제액은 2709억원으로 전달(2604억원)보다 4.0% 늘었지만, 지난해 11월(3489억원)보다는 22.4% 낮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배송 속도, 멤버십 혜택, 상품 구색, 반복 구매 편의성 등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쿠팡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파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유출 피해 규모와 사고 대응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데다,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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