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광복절,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묻혀 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서거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무덤 찾는 남자'는 국외 독립 유공자 묘소 실태 조사와 유해 봉환 업무를 담당해 온 국가보훈부 전문관 안준범의 14년 현장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러시아와 중국, 중앙아시아, 미국과 유럽 등에 흩어진 독립 유공자의 묘소를 찾아 기록 한 줄과 사진 한 장, 희미한 증언을 단서로 묘소를 추적한다.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이의경 지사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셔온 과정과 끝내 찾지 못한 무덤, 유족과 현지 공동체의 고민까지 담아냈다. 단순히 유해를 봉환하는 것을 넘어, 이국에서 잊힐 뻔한 독립지사의 이름과 삶을 되찾는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짚는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재갑이 1996년부터 30년 가까이 일본 곳곳의 조선인 강제 동원 현장을 답사하며 기록한 사진과 이야기를 담았다. 후쿠오카와 나가사키, 오사카, 히로시마, 오키나와 등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던 탄광과 군수공장, 병참기지, 원자폭탄 피폭 지역 등을 찾아 그곳에 남은 삶과 기억, 흔적을 복원한다. 조선인 136명의 유해가 수장된 조세이 해저탄광과 작업 중 추락한 조선인이 생매장된 인골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진 윤동주, 우토로 마을 등 관련 현장의 사진 약 160컷과 자료를 수록했다. 같은 현장을 여러 계절에 걸쳐 다시 찾으며 과거의 비극을 박제된 역사가 아닌 현재의 기억으로 되살리고, 대립과 상처를 넘어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돌아본다.

박정재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옛 문헌에 고기후학과 지구과학의 증거를 겹쳐 한국사의 흐름을 새롭게 해석한다. 추위에 삶의 터전을 잃고 남쪽으로 이동한 사람들의 행렬에서 고조선의 성립을 바라보고, 장수왕의 평양 천도와 기후 변화의 관계를 살핀다. 따뜻해진 기후가 고려를 동북아시아의 문화 강국으로 이끈 배경과 소빙기의 혹독한 추위와 가뭄이 조선의 대기근과 민란에 미친 영향도 짚는다. 기후가 역사를 결정했다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자연환경의 변화가 사람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것이 이주와 전쟁, 번영과 몰락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따라간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써 내려 간 역사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5000년 한국사를 바라보는 역사 교양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