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히트플레이션, 역대급 장마까지⋯빨간불 켜진 ‘여름 물가’[요동치는 여름 장바구니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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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보양식 수요 증가에 계란·육계 가격 급등
이른 무더위로 채소·과일 가격도 오름세 빨라
‘고환율’ 여파...망고·오렌지 등 수입물 가격도
대형마트, 수입계란 공급⋯정부 AI로 가격 점검

▲과일 채소 소매가격 상승률 및 서울 외식 물가 평균가격 상승률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올여름 밥상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년보다 이른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 현상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까지 겹친 것. 여기에 기상청이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과 집중호우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여름 물가는 요동칠 전망이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전방위 대책을 마련, 장바구니 물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일 기준 특란 30구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738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6월 육계 평균 가격은 ㎏당 666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68원)보다 19.6% 올랐다.

계란과 닭고기 가격 급등은 ‘공급 부족’ 영향이 크다. 작년 겨울 이후 확산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 1121만6000여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생산량이 감소했고 육계 공급도 타격을 입은 상황. 여기에 부쩍 더워진 날씨와 본격적인 복날 수요가 더해지는 등 여름철 보양식 수요가 커지는 것도 가격 급등 배경이다. 특히 계란 수급 불안이 이어지자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할인 판매 계란 물량에 대해 ‘1인 1판’ 구매 제한을 적용하기도 했다.

이른 무더위로 생육 환경이 악화하면서 출하량이 줄어들자 채소와 과일 가격도 오름세다. 전일 수박 소매가격은 2만257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상승했다. 배추는 포기당 3675원으로 6.3%, 대파는 1㎏당 2730원으로 15%, 적상추는 100g당 1074원으로 17.6% 각각 올랐다.

문제는 본격적인 여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폭염과 장마가 동시에 닥칠 경우 작황 부진이 심화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고환율은 물가상승 압력을 더욱 키우는 악재다. 수입농축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이미 커지고 있다. 수입 망고 가격은 개당 585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4% 상승했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는 10개 기준 1만8695원으로 22.4% 올랐다. 미국산 척아이롤 냉장육은 100g당 4073원으로 21.0% 급등했다.

외식 물가 상승 기세도 뚜렷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815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냉면 한 그릇 가격도 1만2615원으로 4.1% 올랐다. 닭고기 육계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우선 재정경제부는 이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에서 ‘하반기 할당관세 등 운용방안’과 ‘AI 기반 민생물가 상시 모니터링 강화 방안’을 발표, 에너지 가격과 물가 잡기에 나섰다.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한 할당관세를 0%로 낮추고, 가공식품·공산품 가격 변동 점검과 수급 예측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가격 점검의 경우, 규격이나 가격이 서로 달라 모니터링이 어려운 가공식품·공산품 가격에 대해 올해부터 AI 기술을 활용해 가격 변동을 상시 점검하고 가격·증감률·위험단계 등 지표는 내년부터 관계기관에 공유할 예정이다.

정부는 신선란 수입 확대와 닭고기 할당관세 적용 등 수급 관리 체계도 가동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무 등 주요 품목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공급 불안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확보했다. 배추와 무는 총 3만4000t(톤)을 비축해 필요시 즉시 시장에 공급하고 계란은 3000만개 이상 수입할 계획이다. 닭고기 역시 부화용 종란 1700만개를 순차적으로 들여와 여름철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도 수입계란 공급 확대에 나섰다. 이마트는 20일부터 제주를 제외한 전국 점포에서 미국산 계란 약 3만판을 30구 기준 5000원 후반대에 판매한다. 롯데슈퍼도 전국 144개 점포에서 미국산 계란을 5990원에 판매 중이다. 홈플러스는 태국산 계란 4만6000여판을 판매한 데 이어 미국산 계란 1만6000여판을 추가 공급했다.

수입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산지 다변화도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는 미국산 소고기 외에 아일랜드산 냉동육을 도입했고, 망고 역시 호주·태국·대만산으로 수입선을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냉동 과일과 채소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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