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 대통령, 월드클래스 지도자”
지도부 “정 대표 발언 곡해” 진화에도
친명계 중심 사퇴론·전대 불출마 목소리

6·3 지방선거 이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제기된 책임론이 당내에서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청래 책임론’ 진화에 나섰지만 차기 당권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심화하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외교 역량으로 월드클래스의 세계적인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외국에 나갈 땐 불안 불안했는데 이 대통령은 외국에 나갈 때마다 기대가 된다’는 얘기를 지방선거 때 참 많은 국민에게 들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집권여당은 신념을 버리지는 않되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적은 바 있다.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강성 당원을 향해 선명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나타내고 있는 정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약 이틀 만에 이 대통령의 외교 역량을 추켜세우는 정 대표의 공개 발언이 나온 상황이다.
앞선 정 대표의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도부는 ‘곡해’라며 수습에 나섰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외부에서 많은 매체나 언론이 자의적으로 곡해해서 해석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 대표가 항간에 회자되는 그런 의도로 말했을 거라고는 감히 생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전체적 맥락을 보면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이 대통령이나 지도부의 마음은 동일할 것”이라며 “올해 8월 17일로 잠정 합의된 전당대회가 가능하면 건강하고 생산적인 축제 분위기로 치러졌으면 한다. 민주당이 집단지성으로 착실히 해결해가고 포용과 통합으로 더 큰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려고 하고 있지만 정 대표 거취를 향한 당내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 경우 대표직을 빨리 내려놓아야 한다거나 아예 연임에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대표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연임에 도전할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사퇴하고 국민에게 평가받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적절하지 않나”라며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도 밝히지 않고 계속 당대표 위치에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처신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5선의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에 국민과 당원 심판을 받겠다고 하는 것이 옳은 태도”라며 “개인적으로는 나 같으면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며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하는 운명공동체이자 국민의 삶을 온전히 책임지는 자리”라며 “적을 만드는 정치가 아닌 포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정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면 경쟁자가 될 김민석 국무총리를 고리로 역공에 나서는 양상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평가에서 김 총리의 ‘당권 도전설’도 살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재차 평가 필요성을 거론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서 “갑자기 당권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며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당권이 던져지니까 평택·전북 선거 균열 구조를 오히려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현장의 느낌”이라고 했다.
친정(친정청래)계 박규환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여당 민주당의 열정이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 대의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사익이 앞서면 곤란하다”며 “결과는 나 몰라라 하며 대결과 배제, 편 가르기에 몰두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정 대표를 향한 친명계 공세를 맞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