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중독·부작용’ 심각한데…‘비마약성 진통제’ 대안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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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제약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 (사진제공=비보존제약)

암 환자나 수술 후 환자의 통증 조절에 ‘비마약성 진통제’가 효과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약성 진통제는 중독성이 강하고 호흡억제 부작용 위험이 커 안전한 대체재가 필요한 실정이다. 국내에는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가 의료 현장에 도입됐지만, 아직 활용도가 높지 않은 상태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비마약성 진통제의 보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중증 통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면서도 환자가 마약성 진통제에 노출되지 않도록 돕는 약물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수술실 마약성 진통제 근절 및 마약 중독 치료제(비마약성 신약) 보급을 위한 지원 요청에 관한 청원’이 등록돼 이날 2시 기준 1002명의 동의를 모았다.

마약성 진통제는 중추신경계의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해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는 약물이다. ‘펜타닐’, ‘옥시코돈’, ‘모르핀’, ‘코데인’, ‘하이드로코돈’ 등이 대표적이다. 마약성 진통제는 주로 암성 통증, 수술 후 통증, 극심한 만성 통증 등 일반적인 소염진통제나 비마약성 진통제로는 조절되지 않는 중증도 이상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강력한 효능만큼 신체적, 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하며 오남용 시 부작용 위험이 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제조, 유통, 처방, 투약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국내에서는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가 2024년 ‘38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돼 유통 중이다. 어나프라주는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글라이신 수송체 2형(GlyT2)과 세로토닌 수용체 2A형(5-HT2A)을 동시에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 통증 전달을 차단한다. 중독 우려가 낮으면서도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조절할 수 있어, 허가 당시 마약성 진통제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어나프라주는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연구자 임상에서 마약성 진통제와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복강경 대장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펜타닐과 어나프라주 병용 투여와 어나프라주 단독 투여 효과를 비교한 결과, 어나프라주 단독 투여만으로 펜타닐 병용과 동등한 수준의 진통 효과가 관찰된 것으로 보고됐다.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어나프라주는 현재 국내 의료기관에 널리 도입되지 않아 접근성이 낮은 상태다. 올해 2월 기준 3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가운데 총 23곳의 약사위원회(DC)가 심의에서 어나프라주를 통과시켰다. 어나프라주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라는 점도 한계다. 어나프라주를 취급하는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책정한 약제비는 12만 원에서 20만원 내외 수준이다. 비보존 관계자는 “건강보험 급여 신청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의료 현장에서는 신약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만큼, 마약성 진통제가 단기간에 대체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입된 의약품이 오랜 시간 용법, 용량, 효능 데이터가 정립된 기존 의약품과의 경쟁에서 선택받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최종범 아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신약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높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것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라며 “신약을 선택하려면 기존 의약품 대비 월등한 이점이 있어야 하는데, 효과나 이점이 동등한 수준이라면 굳이 약물을 변경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피란제린 성분의 경우 수술 후 통증 조절 적응증만 허가돼 있어, 사용 가능한 환자 범위가 좁은 측면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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