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바닥인데 기술수출은 역대급…엇갈린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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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규모, 작년 대비 62% 수준
그러나 반도체‧AI 쏠림에 바이오 부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대형 기술수출과 임상 성과를 내놓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기술수출 한 건만으로도 해당 기업은 물론 바이오 섹터 전반이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반도체와 AI 등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면서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코스닥 제약지수는 올해 3월 대비 약 두 달 만에 약 40% 안팎 하락했다. 과거 바이오 업종이 조정을 받을 때는 1년 이상에 걸쳐 50% 안팎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단기간에 낙폭이 집중됐다.

개별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올해 초(1월 2일 종가 기준)와 15일 종가를 비교하면 리가켐바이오는 17만800원에서 13만2800원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19만5500원에서 9만5900원으로 떨어졌다. 대형 기술수출이나 연구 성과 등 호재를 발표한 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알테오젠은 같은 기간 45만7000원에서 34만9000원으로 하락했다. 한미약품은 44만3000원에 기술수출 발표 직후 53만9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4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스코텍 역시 4만3300원에서 3만9250원으로 낮아졌다. 호재에 따른 단기 반등은 있었지만 추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반면 기업들의 성과는 꾸준하다. 이달 한미약품은 일라이 릴리와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고 오스코텍은 미국 아지오스파마슈티컬스와 세비도플레닙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알테오젠도 올해 초 바이오젠과 계약을 성사시켰다. 실제 이달 8일 기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의 약 62%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수출 유형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플랫폼 기술 중심의 계약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개별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이 시장을 주도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수출 금액 가운데 플랫폼 비중은 50%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물질 중심 기술수출 비중이 90%에 달한다.

그럼에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이유로는 수급 문제가 지목된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반도체·AI 중심의 투자 쏠림 현상이 바이오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이 시장 자금을 흡수하면서 바이오 업종의 상대적 매력이 낮아졌다. 바이오 기업이 다수 상장된 코스닥 시장 역시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바이오 섹터가 다시 상승 흐름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중심의 수급 쏠림이 완화되는 동시에 기술수출과 임상 성과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긍정적 임상 성과와 기술이전 등 호재에도 반등하지 못한 것은 펀더멘털 문제보다 타 섹터 쏠림,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등 수급 문제에 가깝다”며 “하반기 추가 기술수출 성과가 나온다면 바이오 투자심리도 점차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 역시 “과거 바이오 섹터 조정기와 달리 최근에는 개별 기업들의 호재에도 수급이 섹터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기업 펀더멘털보다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 중심의 자금 쏠림 등 거시경제 요인이 바이오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반도체 상승세가 둔화되고 시장 수급이 분산될 경우 바이오 섹터에도 순환매가 유입되며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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