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금지 앞두고 염소고기 수입 5.7배…호주산 ‘국내산 둔갑’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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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관원, 염소고기 원산지 판별기술 국내 첫 확립
소비량 1년 새 24.8%↑…동위원소·DNA 분석으로 정확도 95% 이상

▲개식용종식법 시행일인 2024년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보신탕거리에 '모란 흑염소 특화거리'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 시행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27년 2월 7일까지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개 식용 업계에 전·폐업을 지원한다. (뉴시스)

개 식용 전면 금지를 앞두고 염소고기가 대체 보양식으로 떠오르면서 수입산이 빠르게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소비는 늘었지만 국내 생산 기반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호주산 등 수입 염소고기 의존도가 커졌고, 가격 차이를 노린 ‘국내산 둔갑’ 가능성도 유통 현장의 새 리스크로 부상했다. 정부가 국내산과 수입산을 과학적으로 가려내는 판별기술을 처음 확보한 것은 염소고기 시장 확대가 원산지 관리 문제로 번지기 전에 단속망을 정비하려는 조치다.

8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는 염소고기 원산지를 과학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립했다.

염소고기 원산지 관리가 중요해진 것은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개식용종식법에 따라 2027년 2월 7일부터 식용 목적의 개 사육·도살·유통·판매가 금지되면서 염소고기는 보양식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염소고기 소비량은 1만3708톤으로 전년보다 24.8%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출하량은 4991톤에서 5565톤으로 11.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수입량은 5995톤에서 8143톤으로 35.8% 뛰었다. 자급률도 45.4%에서 40.6%로 떨어졌다.

수입 증가세는 장기 흐름으로 보면 더 뚜렷하다. 염소고기 수입량은 2014년 1436톤에서 지난해 8143톤으로 10년 새 5.7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수입 염소고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호주산은 국내산과 가격 차이가 커 원산지 관리 필요성이 더 크다. 수입산 비중이 커질수록 유통 단계에서 원산지를 속였을 때 소비자와 국내 농가가 입는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염소고기는 국내산과 외국산을 구별할 공인 판별기술이 없어 단속 현장에서 표시 내용과 유통 서류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었다. 농식품부가 올해 2월 염소산업 발전대책에서 수입 염소고기 원산지 거짓표시 차단을 위해 온라인 모니터링과 현장 단속을 강화하고 과학적 원산지 판별법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연구원이 염소고기의 원산지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이번 판별기술은 동위원소비질량분석과 DNA 유전자분석을 결합한 방식이다. 동위원소비질량분석은 사료와 기후, 물 등 사육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탄소·질소·산소·수소의 동위원소 비율을 비교한다. 국내산은 곡물 보조사료와 관리형 사육 환경의 영향이, 호주산은 목초 사료와 방목 사육, 고온 건조한 기후 특성이 분석값에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DNA 유전자분석은 국내산과 호주산 염소의 염기서열 차이를 활용한다. 염소 DNA 가운데 서로 다른 부분 8만 개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을 한 번에 검사하는 방식으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결과 도출 속도를 높였다. 농관원은 두 분석법 모두 국내산과 호주산 판별 정확도가 95%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과학 검정망이 현장 단속에 활용되면 원산지 표시 위반을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업계의 사전 억제 효과도 기대된다. 원산지를 속여 파는 거짓 표시나 혼동 우려 행위는 원산지표시법에 따라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최수아 농관원 시험연구소장은 “원산지 위반을 사후에 적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전에 위반 의도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라며 “이번 기술 확립으로 유통 현장에서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에 대한 과학적 감시망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농관원은 이번 분석법을 바탕으로 염소고기 원산지 표시 단속을 강화하고, 유통량이 늘어나는 다른 축산물로도 판별기술 개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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