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대법원 3부(이흥구 주심 대법관)는 살인, 존속살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편 A씨와 50대 아들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각 징역 3년과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 부자는 지난해 3월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에서 아내이자 어머니를 공모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자는 뇌출혈, 알츠하이머, 고관절 골절 등으로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피해자를 10여년 간 부양했으나, 2024년 9월경 함께 거주 중이던 집의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인 가족의 실거주를 명목으로 퇴거 요청을 받으면서 피해자를 요양원에 입소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또 다른 가족으로부터 요양원 비용과 생활비 지원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는 등의 이유로 불안감을 느끼던 중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초 아들 B씨가 범행을 실행했으나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자 아버지 A씨가 범행 도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조력했다.
범행 후 부자는 한강으로 뛰어들었으나 시민 신고로 구조됐고, 이후 살인 및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부자는 살해를 공모하지 않았고 범행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을 맡은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2025년 이 같은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부자에게 징역3년과 징역7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자가 사전에 살해를 공모했고, 아들이 범행을 저지르던 도중 아버지가 범행 도구를 가져다주는 방법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자가 범행 후 함께 목숨을 끊기로 한 뒤 자동차를 타고 한강 주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범행 과정에 대한 대화를 나눴고, 이 내용이 블랙박스에 녹음된 점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10년 이상 거동이 불편한 피해자를 정성껏 보살피면서 큰 희생과 노력이 수반됐을 것으로 보이는 점, 다른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 점, 피해자의 상태가 점차 악화되는 데 요양원에 가는 것은 싫다고 의사표현을 해 그로 인한 좌절감이 범행 결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는 점 등은 인정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토로하는 그 어떤 사정으로도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 범죄는 정당화할 수 없으며, 피해자는 병환으로 인해 취약해진 상황에서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하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이 항소했으나 2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 2월 항소를 기각했고, 이날 대법원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