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삼성전자의 눈물, '시즌2' 맞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삼성전자 파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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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장 초반 5% 급락…외국인 투자심리 위축 우려
HBM4·파운드리 공급망 불안 확산…“신뢰 흔들리면 고객 떠난다”
정·재계 “정부 적극 개입 필요”…긴급조정권 거론까지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되며 현실화된 총파업 위기가 한국 증시는 물론 국가 경쟁력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부 노사 갈등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도미노 악재’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터져 나온 생산 차질 우려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신뢰도를 깎아내리며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즌 2’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새벽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사 협상 결렬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5% 가까이 급락하며 출발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4%를 차지하는 대표 ‘국민주’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50% 안팎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이 단순 생산 차질을 넘어 ‘운영 안정성’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첨단 파운드리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공급망 신뢰가 흔들릴 경우 삼성전자의 중장기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 결의대회 당시 파운드리 생산 무빙은 최대 74.3% 감소했고 메모리 생산 무빙 역시 18.4%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삼성전자 노사 리스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해외 IB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HBM4 양산과 파운드리 수율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노사 불확실성이 겹치면 고객사 신뢰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40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번 사태가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 심리에 다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경쟁력 우려와 노사 갈등,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부각되며 한국 증시에 대한 할인 요인이 재부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재계에서도 노사 합의와 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 집무실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긴급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어떠한 경우에도 삼성전자가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며 노사 간의 대화 지속을 촉구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SNS를 통해 “현재 경영 상황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 양측이 원칙 있는 협상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투명하고 공정하게’를 주장하는 노조도 공정이 어떤 것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양측의 원만한 협조를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업은 단순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461만 소액주주와 1700여 협력사,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까지 연결된 사안”이라며 “노조가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가 경제 차원의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 역시 노조에 비판적인 분위기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3%가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여론조사공정이 같은 기간 진행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3%는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에 대해 ‘과도한 요구’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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