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에 소매·자동차까지 흔들

중국 상장사들의 작년 순이익이 3년 연속 감소했다. 또한 이들의 적자 비율은 30%에 육박하며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인용한 중국 조사기관 윈드에 따르면 상하이·선전 등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금융업 제외 약 5400개 기업 가운데 대부분의 기업이 지난달 30일까지 2025년도 실적 발표를 마쳤다.
이들의 전체 연간 순이익은 2조5490억위안(약 543조원)으로 전년 대비 2% 줄었다. 관련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3년 연속 순이익 감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458곳으로, 이전 최악 기록이었던 전년보다 약 100곳 가까이 늘었다. 적자 기업 비율은 27%로 30%에 육박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 상장사의 적자 비중이 2% 전후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업계가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고급 아파트에 강점을 가진 대형 건설사 완커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885억위안으로 적자 규모가 80%나 확대됐다. 판매 부진으로 자금난에 몰리면서 채권자들과 상환 연기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간 완커는 높은 브랜드 파워를 가진 건설업계 대표 기업으로 여겨져왔다. 완커를 포함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108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9곳이 작년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기업 전체의 적자 규모도 전년보다 확대됐다.
부동산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며 소매업 등 내수 기업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 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왕푸징그룹과 광저우광바이는 적자 전환했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융후이마트도 대규모 매장 폐쇄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며 적자가 확대됐다. 소매기업 61곳 가운데 적자 기업은 23곳으로 두 배 증가했다. 소매업 전체도 적자로 돌아섰다.
자동차 업계는 판매 대수가 크게 늘었지만 가계의 절약 성향 강화로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며 순이익이 18% 감소했다.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순이익은 19% 감소한 326억위안으로, 4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지만, 보조금에 의존하는 방식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가전 분야는 2025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10% 증가했으나, 연간으로는 15% 감소로 돌아섰다. 교체 수요를 독려하는 정부 보조금 효과가 하반기에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소비 심리 침체로 고통 받는 내수 기업과 달리, 해외 시장에 강한 기업들은 호조를 보였다. 세계 최대 철강사인 중국바오우강철집단 산하 바오산철강은 이익이 40% 증가했다. 동남아시아향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대미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그 외의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사례가 눈에 띈다.
세계적인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이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