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컴, '권고사직 통보 후 재배치' 이례적 인사 진통...고용 불안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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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부서 등 실무진 20여명, 2월 설 연휴 직후 권고사직 통보
한달 뒤 대상자 전원 재배치 결정, 계약직 늘고 승진 인사도 늦어져

▲한글과컴퓨터 본사 전경 (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그룹이 최근 대규모 조직 개편 과정에서 권고 사직 통보 후 인력 재배치를 단행하며 내부 소통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이 공격적인 인공지능(AI) 비전을 선포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단기간 내 이뤄진 인사 결정의 번복으로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컴 그룹은 올 해 2월 설 연휴 직후 인사, 운영관리, 자산개발관리 등 일부 지원 부서 실무진 2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당시 인사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공유 없이 급박하게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부서 인력을 최소화하라는 방침이 전달되는 등 내부적으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기치 못한 통보를 받은 일부 직원들이 이직을 준비하거나 업무를 중단하는 등 현장의 혼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약 한 달 뒤인 3월 19일, 그룹 조직개편을 기점으로 권고사직 대상자 전원을 그룹사 내에 재배치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영진의 인사 결정이 충분한 검토 없이 번복되면서 조직의 안정성을 저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컴 그룹은 이번 조직 개편이 ‘그룹 운영 총괄’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발령 배경에는 ‘그룹 조직 슬림화 및 체질 개선’, ‘그룹 HQ의 지원부서 탈피 및 경영진 대행 역할 재정립’ 등이 반영됐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각 그룹HQ가 기존 지원 부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경영진을 대행해 전 부서의 ‘방향·통제·성장’을 직접 책임지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실무 부서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불투명한 고용 기조는 공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한글과컴퓨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간제 근로자(계약직) 수는 2021년 1명에 불과했으나 2024년 7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17명(전체 420명 대비)까지 급증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대 수치이며 정규직 중심의 채용 기조를 유지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여기에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1분기 내에 시행되던 정기 승진 인사가 올해 이례적으로 지연됐다.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 회사 측은 효율적인 운영과 빠른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한컴 그룹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그룹 HQ를 단순 지원 조직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경영 방향, 성과관리, 투자기획, 컴플라이언스, 대외협력 등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로 재정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지원 역할들을 핵심적인 의사결정 역할 중심으로 효율화하고자 일부 직무·역할 조정과 그에 따른 인력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계약직 증가와 관련해서는 “계약직 인력 운용은 AI 등 신규 사업 조직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사업 부문별 과제 특성과 전문 역량 수요를 반영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는 정규직을 일괄적으로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신규 사업 초기 단계의 업무 특성과 프로젝트 성격에 맞춰 필요한 역량을 적시에 배치하기 위한 운영 방식”이라고 말했다.

승진 발표는 현재 내부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조직 개편 방향과 기존 성과 평가에 더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AX 과정에서의 업무 개선 성과도 함께 살피고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예년보다 일정이 일부 조율되고 있다”며 “확정되는 내용은 내부 절차에 따라 구성원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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