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선거구획정위, 강남·송파 균형 맞추고 강동만 '3배 격차'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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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마'만 예외…3만5000명에 구의원 3명 배정
편차 44.4로 서울 150여개 선거구 중 최저로 파악
용산·금천·서대문 '인구 역전' 모두 정수 조정
송파·강남 '헌재 이탈' 선거구도 정수 늘려 해소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명시, 획정위 재량권 없어"

▲24일 본지가 입수한 서울특별시자치구의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의 최종의결안에 담긴 강동구 개정안의 모습.

서울 강동구에서 주민 1만여명당 구의원 1명을 뽑는 곳과 3만5000여명당 1명을 뽑는 곳이 동시에 등장하는 선거구 획정안이 나왔다. 최근 개정ㆍ공포된 공직선거법 부칙이 특정 선거구의 정수 증원을 명시하면서 생긴 결과다. 같은 자치구 안에서 '표의 무게'가 최대 세 배 차이 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내 다른 자치구의 유사한 불균형은 정수조정으로 시정됐지만 강동구는 오히려 편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확인돼 재조정 요구가 커지고 있다.

24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서울특별시자치구의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의 최종의결안(2025년 8월 31일 기준 인구수)에 따르면 강동구 '마 선거구'는 천호제2동 1개 행정동(3만5026명)에 구의원 3명이 배정됐다. 같은 강동을 내 '사 선거구'는 길동·둔촌제1동·둔촌제2동 등 3개 행정동(10만5550명)에 똑같이 3명이 배정됐다. 구의원 1인이 대표하는 주민 수가 세 배 이상 벌어진다. 헌법재판소는 이 같은 인구 편차를 선거구 획정의 위헌 판단 기준으로 삼아왔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전 구의원 선거구 150여 곳을 현행·개정안을 통틀어 전수 비교한 결과 강동 마 선거구는 서울에서 구의원 1명이 대표하는 주민 수가 가장 적은 선거구로 파악됐다.

강동 마 선거구의 편차는 44.4다. 편차는 획정위가 자치구별 평균 대표 인구를 기준으로 각 선거구가 거기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산출한 수치로, 100에 가까울수록 균형이 잡힌 것으로 인식된다. 수치가 낮을수록 '적은 주민이 많은 의원을 뽑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획정위가 산출한 편차에서 50 미만은 강동 마 한 곳뿐이다. 두 번째로 낮은 관악 사(61.6)와도 17.2%포인트(p) 격차가 난다. 편차가 높은 중랑 사(148.9), 강서 바(144.1), 강동 다(140.7) 등과는 100p 가까이 벌어진다.

동일 자치구 내 편차 격차도 서울 25개구 중 가장 크다. 강동은 편차가 가장 높은 다(140.7) 선거구와 가장 낮은 마(44.4) 선거구의 비율이 3.17배에 달한다. 편차 격차가 다음으로 큰 관악(2.16배), 강서(2.08배)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 자치구 안에서 선거구 간 편차가 세 배를 넘는 곳은 서울에서 강동이 유일하다.

'행정동 1곳에 구의원 3명'을 둔 선거구도 서울에 강동 마뿐이다. 현행·개정안을 통틀어 단일 행정동으로 구성된 선거구는 강동 마를 포함해 마포 가(공덕동·3만6017명), 강서 다(우장산동·4만3775명), 은평 바(진관동·5만3722명)인데 세 곳은 모두 2명을 배정받았다. 강동 마 선거구만 인구가 가장 적으면서 의원은 가장 많다는 뜻이다.

획정위는 다른 자치구에서 비슷한 문제가 드러났을 때는 정수조정으로 시정해왔다. 의결안에 명시된 개입 원칙은 '인구 역전 해소'와 '편차 과다 시정'이다. 용산구와 금천구는 인구수가 역전된 선거구 간 의원정수 조정을 위해 구의원 수를 맞교환했고, 서대문구는 국회의원 선거구간 인구수 역전현상 해소를 이유로 갑 1명 감원·을 1명을 증원했다. 편차 165.0으로 '헌법재판소 판례상 인구편차 범위 이탈'이 표기됐던 강남 라 선거구는 정수를 3명으로 늘려 121.0까지, 편차 175.9였던 송파 아 선거구도 정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93.7까지 각각 낮췄다. 강동 마 선거구만 반대로 정수를 3명으로 늘려 편차를 더 벌려놓은 셈이다.

이는 최근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영향을 받았다. 이달 22일 공포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부칙 제3조는 강동을 국회의원 선거구 내 '강동구 라ㆍ마 선거구'에 1명씩 추가 증원하도록 명시했다. 획정위 관계자는 "법률에 특정 선거구의 (구의원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도록 목 박고 있어 획정위와 서울시의회에는 재량권이 없었다"고 밝혔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강동갑)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의 등가성을 짓밟은 누더기 획정안"이라며 철회와 재획정을 촉구했다. 진 의원은 이 같은 결과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양당 간사·수석 간 '2+2 협상' 막바지에 국민의힘 측 주장으로 최종 수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과 전주혜 강동갑 당협위원장을 겨냥해 "알았다면 특정 정당 당선을 위해 구민의 평등한 참정권을 팔아넘긴 것이고, 몰랐다면 자기 지역구가 누더기가 되는지도 몰랐던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회는 28일 이번 선거구획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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