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현 법무법인(유) 광장 변호사
무인점포 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법무법인(유) 광장의 정수진 변호사와 가장현 변호사 두 분과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Q. 결제를 안 한 채 물건을 들고 나오면 무슨 죄가 성립하나요?
A. 무인점포에서 의도적으로 결제하지 않고 물건을 가져가는 행위는 절도(형법 제329조,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합니다.
주인이 없는 곳에서 물건을 가져갔으니 점유이탈물횡령(형법 제360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핵심은 ‘점유’라는 개념입니다. 우리 판례는 영업장에 주인이 자리를 비웠다고 하더라도 그 매장 안의 물건은 여전히 주인의 사실상 지배(점유) 아래에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당구장이나 PC방에서 손님이 두고 간 물건을 다른 손님이 가져간 사안에서 판례는 해당 물건에 대해 당구장 또는 PC방 관리자의 점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해 왔습니다(대법원 1988.4.25. 선고 88도409 판결, 대법원 2007.3.15. 선고 2006도9338 판결).
무인점포 역시 점주가 물리적으로 그 자리에 있지 않을 뿐, 매장 전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가 인정되므로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Q. 저는 정말 실수였어요. 그래도 처벌받나요?
A. 단순한 실수에 그친 경우,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으로 물건을 가져간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불법영득의사’라는 주관적 요건, 즉 남의 물건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헌법재판소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사안은 이렇습니다. 한 재수생이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따옴바’ 1개(800원)를 꺼내 냉동고 위에 올려둔 채, 다른 아이스크림 4개와 ‘닭다리숯불바베큐’ 과자 1개(1,500원)를 키오스크에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과자는 결제에서 누락한 채 나머지 아이스크림 4개와 비닐봉지 값 3,050원만 결제하고, 과자까지 모두 봉지에 담아 가게를 나왔습니다. 검찰은 절도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이를 만장일치로 취소하였습니다(헌법재판소 2025.12.18. 2024헌마1051 결정). 절도의 주관적 요건이 결여되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사례와 같이 부주의로 결제를 빠뜨린 경우라면 ① 핸드폰을 보고 있어 키오스크 조작이 불완전했다는 점 ② 나머지 물품에 대해서는 모두 정상적으로 결제를 했다는 점 ③ 점주와 연락한 직후에 곧바로 변제했다는 점 ④ 점주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역 ⑤ 평소 같은 매장에서 정상적으로 결제해온 내역 등을 객관적 자료로 확보해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점주가 제 얼굴이 담긴 CCTV 캡처를 매장에 게시했습니다. 점주가 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A. 이 경우 무인점포 점주는 (사실적시)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1항,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항소심(인천지방법원)이 업주에게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사안은 이렇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업주가 만 8세 아동이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업주는 CCTV에서 아동의 얼굴을 캡처하여 반투명 모자이크 처리를 한 사진과 함께 '양심 있는 문화인이 됩시다…'라는 문구를 매장 내에 게시하였습니다. 이후 아동의 어머니가 매장을 찾아 금액을 결제하였고, 경찰도 '아동이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해 죄가 되지 않는다'는 수사결과를 통지하였으나, 점주는 부모가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시점까지도 해당 게시물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점주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명예훼손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6. 1. 28. 선고 2025노2329 판결).
Q. 피해를 입은 점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 가장 안전한 방법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입니다. CCTV 영상은 점주가 임의로 공개하지 말고 수사 자료로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매장에 경고문을 게시하더라도 사진은 신원을 알아볼 수 없게 완전히 가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합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진 게시를 활용하는 것을 피하여야 합니다. 점주가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위 사안에서도 ‘합의에 적극 응하도록 압박할 목적’이었음이 고려되었습니다.

▲ 정수진(사법연수원 32기) 변호사
정수진 변호사는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간 서울고등법원(공정거래 전담부, 형사 부패‧선거 전담부, 상사‧기업 전담부 등),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동부지방법원, 서울남부지방법원 등 각급 법원에서 고법판사 또는 판사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두루 담당하여 재판 실무에 정통합니다. 또한 사법연수원 기획교수 및 서울고등법원 공보관 등을 역임해 사법행정 업무에 관한 경험도 쌓았습니다. 정 변호사는 오랜 기간 법원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특히 공정거래, 상사‧기업, 기업형사, 건설‧부동산, 행정, 가사 사건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가장현(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
가장현 변호사는 2013년 법무법인(유) 광장에 합류한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로서 공정거래, 기업인수‧합병, 기업지배구조 및 기업일반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