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이후 환율 1500원대 등락ㆍ유가 상승 따른 고물가 우려 ↑
이창용 총재 주재 마지막 회의 주목⋯"마지막인데 선물은?" 농담도

국내 기준금리가 또다시 현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한 달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중동 사태에 따른 고환율 이슈와 그에 따른 물가 리스크, 부동산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통방)를 열고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임기 중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로, 이 총재와 유상대 부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결정을 통해 한은은 총 7연속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5%로 조정한 이후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어 올해 열린 두 차례(1월, 2월)의 금통위에서도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따라 다음 통방 일정이 예정돼 있는 다음달까지 12개월 간 2.5%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다음 금통위는 5월 28일 개최될 예정이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중동 전쟁에 따른 원화 약세와 물가 상승 흐름 속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위험통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530원을 기점으로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전쟁 휴전 기대감 속 1400원대로 내려오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협상 국면으로 넘어갔지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타격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웃도는 등 고유가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뿐만 아니라 강달러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안정 목표를 웃돌게 된 소비자물가, 정부 대책 등에도 꿈틀거리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흐름 등 대외적 금융변동성이 커진 점이 동결을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시장 전망과도 일치한다. 본지가 지난주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11명 중 10명은 만장일치 동결을, 1명은 인상 소수의견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4월 채권시장지표 조사에서도 93명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7명(인상 6명, 인하 1명)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 자체보다 금통위 직후 개최되는 기자간담회에서의 이 총재 발언과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시하고 있다.
한편 이날 마지막 금통위 회의에 참석한 이 총재는 검정색 재킷에 노란색 패턴의 서예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회의장에 등장했다. 평소 대내외 상황이 복잡한 통방 회의를 앞두고선 말을 아꼈던 이 총재이지만 이날은 자신이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임을 의식한 듯 회의장을 찾은 기자들을 향해 "마지막인데 선물도 안 갖고 왔냐"며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