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공백·임의조사 한계 부담
중소기업, 전략적 고발에 역설적 노출
리니언시·형벌 정비 패키지 입법 과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 방안을 정부에 공식 보고하면서 1981년 공정거래법 시행 이래 45년 만의 구조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다만 입법으로 이어지려면 수사 전문성·조사 체계 공백, 중소기업의 역설적 피해, 자진신고 유인 약화라는 세 가지 숙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추진방안'을 보고하고 국민 300명 이상이나 사업자 30곳 이상이 고발할 경우 공정위 고발 없이도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고발요청권을 50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광역·226개 기초자치단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점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고발요청권 등을 무제한적으로 늘리는 게 과연 타당한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국무위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폐지와 리니언시 형사면책 법제화, 형벌 조항 정비, 수사 전문성 확보를 한 묶음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법 집행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거래법뿐 아니라 하도급법·가맹사업법 등 형사처벌 조항을 둔 6개 법률을 동시에 정비해야 하는 입법 과제가 국회에 남겨졌다.
먼저 거론되는 과제는 수사 전문성과 조사 역량의 공백이다.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9일 "분식회계나 담합 사안은 별도 압수수색과 분석에 전문가가 필요한데, 결국 국가수사본부나 경찰이 그만한 역량을 갖췄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현행 조사 체계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검찰은 강제조사지만 공정위는 협조를 전제로 한 임의조사여서 사업자 자료 제출이나 임직원 진술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유불리도 더 따져볼 대목이다. 거래 관계 약자인 중소기업이 오히려 경쟁사·대기업의 전략적 고발 공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로스쿨 명예교수도 "제도가 없어지면 경쟁업체가 무조건 걸고 보는 악용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숙제는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리니언시)의 무력화다. 폐지 시 카르텔 가담 기업이 자진신고를 해도 검찰·경찰이 별도 수사에 착수할 수 있어 신고 유인이 약화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 일본공정취인위원회(JFTC)의 전속고발제를 유지하면서 1순위 자진신고자에 대해 고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형사처벌을 사실상 면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