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보증금 활용해 사실상 무이자 대출… 연 0.3% 저리로 17년 지원

HDC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계열사 HDC아이파크몰에 우회적인 자금을 지원해주다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HDC 소속 HDC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계열회사인 HDC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의 자금을 사실상 무이자로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71억3000만 원(잠정)을 부과하고 HDC를 고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아이파크몰은 용산 민자역사의 건설과 역사시설 등 복합빌딩의 운영 및 관련 부대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아이파크몰' 브랜드로 복합쇼핑몰 사업을 하고 있다.
아이파크몰은 2001년 용산 민자역사 임대분양(선분양)을 통해 95%의 높은 분양률을 달성했다. 민자역사 준공이 완료된 2004년부터 아이파크몰 운영을 시작했으나 집단상가(임대매장) 형태의 운영방식 및 상권 미형성 등 대내외적 임대환경 악화로 인해 2005년 9월 기준 점포 입점률은 68%에 불과했다.
그 결과 아이파크몰은 2005년 영업손실 61억 원, 당기순손실 215억 원을 기록했다. 임관리비 등 미수 금액 404억 원, 미지급 공사대금 962억 원에 달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도달하는 등 이 사건 지원행위가 개시된 시점 심각한 경영 및 재무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다.
아이파크몰은 이런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임대매장 개별 운영 방식에서 직영매장 형태(복합쇼핑몰 운영)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했다. 그에 따른 예상 필요자금은 360억 원에 이르렀으나 재무적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해당 자금을 자체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에 HDC는 아이파크몰의 사업구조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2006년 3월경 아이파크몰과 이 사건 쇼핑몰의 일부 매장을 보증금 360억 원에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매장의 운영 및 관리 권한을 전대 형식으로 아이파크몰에게 위임하고 그 사용 수익을 배분받기로 하는 내용의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별도 체결했다.
일괄 거래 방식의 계약에 따라 HDC는 임대보증금, 임대료, 관리비를 지급하고 아이파크몰은 위임매장 관리·운영 대가로 위임료와 사용수익을 지급하되 임대료·관리비를 위임료와 상계했다. 이는 HDC가 임대보증금 명목의 자금을 대여하고 아이파크몰이 사용수익 명목의 이자를 제공한 것과 같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아이파크몰이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 원이다.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0.3%로 이는 HDC가 아이파크몰에 저금리로 자금을 대여한 것과 같다.
한편 국세청이 2018년 이 사건 일괄 거래의 실질이 우회적인 자금대여라고 판단하고 이에 대해 과세처분을 하자 HDC는 2020년 7월 이 사건 일괄거래를 자금대여 약정으로 전환했고, 2023년 7월까지 아이파크몰에 저금리로 자금을 대여했다.
이 사건 지원행위 결과, 아이파크몰은 17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333억~360억 원 상당의 자금을 사실상 무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쟁사업자보다 상당히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하게 돼 복합쇼핑몰 시장에서의 지위가 크게 강화되는 등 공정한 거래질서가 저해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아이파크몰은 2011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흑자로 전환되는 등 시장 퇴출 위기를 모면했다. 또한 아이파크몰 고척점을 2022년 개장하는 등 복합쇼핑몰 시장에서 유력한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강화할 수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그룹 내 우량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적발 및 제재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한 우회적인 자금대여 행위를 제재한 사례로서, 장기간 임대차로 위장된 자금대여의 실질을 밝혀 탈법행위를 차단하고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