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수업 넘어 입시 전략·학습 관리 결합…사교육 ‘컨설팅화’ 확산
서울 컨설팅 학원 5년 새 48%↑
작년 105곳 중 강남‧서초 84곳
입시 상담‧학습 관리 등 세분화
당국, 상담 가격 상한 지정에도
공부법 80만원‧생기부 400만원
일부 학부모 “ 기대 이하” 반응도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기자가 강남 8학군 자율형사립고의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라 하며 상담을 요청하자 학원 관계자는 학생 성적을 묻더니 “수업부터 상담, 학습 관리까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학원은 정해진 반을 운영하기보다 학생별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팀 수업이 있긴 하지만 학생이 직접 팀을 구성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개인 수업으로 전환된다. 과목 선택과 수업 방식에 따라 비용도 달라진다.

상담 과정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상담 담당자가 학부모에게 묻는 질문 역시 단순히 학생의 과목별 점수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목표 전형과 지원 전략, 향후 학습 계획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된 모습이다.
최근 사교육 시장은 단순 보충학습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별 학습 계획과 입시 전략을 통합적으로 설계해주는 컨설팅 중심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학원업계에 따르면 컨설팅은 크게 △정시 지원 대학을 추천하는 ‘입시 컨설팅’ △학습 습관과 계획을 관리하는 ‘학습 컨설팅’ △학교생활기록부를 관리하는 ‘학생부 컨설팅’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정시 컨설팅은 수능 이후나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제시하는 형태로 1회 비용이 40만~80만원 수준이다. 최근 대치동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학습컨설팅은 주 1회 학습 계획을 점검하고 공부 방법을 관리해주는 방식으로 월 50만~8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수시 확대 흐름에 맞춰 생활기록부를 관리해주는 학생부컨설팅도 늘고 있다. 학생의 목표 대학과 전공에 맞춰 수행평가, 독서 활동 등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학기당 200만~4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수시 중심 전형 확대가 공교육 중심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였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학생부 관리와 입시 전략을 중심으로 한 설계형 사교육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40대 학부모는 “맞벌이 가정이라 입시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비용 부담이 있어도 컨설팅 학원을 찾게 된다”며 “주변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우리 아이만 뒤처질까 하는 불안감이 컸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서울 지역 입시컨설팅 학원 수는 2020년 71곳에서 2025년 105곳으로 5년 만에 47.9% 늘었다. 특히 강남·서초 지역에만 84곳이 집중돼 대치동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컨설팅 시장에서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대에 이르는 ‘고액 컨설팅’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입시컨설팅학원 교습비 상한선으로 분당 5000원을 제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해당 지역의 실제 평균 징수액은 3135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컨설팅은 횟수제로 결제하거나 비대면 상담 시간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분당 단가 기준으로는 상한선을 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체감 비용은 크게 높아지는 구조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한 40대 학부모는 “대치동에서 유명하다는 곳에서 60만원을 주고 정시컨설팅을 받았는데 상담은 1시간도 안 돼서 끝났고, 소장님 한 분이 너무 많은 학생을 컨설팅하고 있어 상담의 질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결국 아이와 상의해 선택한 대학만 합격해 기대했던 만큼의 도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