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감사원은 ‘코로나19 대응 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21~2023년 사이 유효기간이 지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례가 2700건 이상 있었지만 대상자에게 재접종 안내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백신에서 이물 신고가 수천 건 접수됐음에도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드러났다.
문제는 반복되는 논란이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아날로그 중심 관리 체계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현재 백신 관리는 재고와 유효기간, 보관 온도 등을 대부분 수기로 관리하고 있어 데이터가 분산되고 실시간 확인이 어렵다.
또 환자가 몰리면 접종 후 전산 입력을 나중에 하는 관행으로 정보 불일치가 생기기도 한다. 이로 인해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오접종 발생 시 백신이 즉시 폐기돼 사후 확인이 힘들고 의료진 자진 신고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이상 징후가 발생해도 즉시 파악하기 어렵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 백신 안전성 논란이 반복될수록 접종률은 낮아지고 공중보건 대응력도 약화된다. 실시간 재고 관리, 유효기간 자동 알림, 온도 모니터링, 접종 이력 통합 관리 등 디지털 기반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러한 문제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백신이 국가 핵심 인프라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관리 체계는 여전히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 반복되는 논란을 사후 해명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백신 관리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하는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백신 정책의 성패는 확보 물량이 아니라 관리 역량에 달려 있다. 이제는 ‘얼마나 들여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히 관리하느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