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아티스트 이랑이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한국 여성들이 겪어온 고통과 사랑의 계보를 집요하게 추적한 기록이다. 저자는 폭력과 차별, 침묵 속에서 대물림된 상처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역사로 바라본다. 그리고 질문한다. '왜 어떤 삶은 미칠 수밖에 없었는가?'라고. 특히 딸을 감정의 배출구로 삼는 가족 구조와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소진되고 무너지는지 그려낸다. 특히 저자는 2021년 세상을 떠난 언니의 죽음을 소진사(消盡死)로 명명하며 타인을 위해 자신을 끝까지 소모한 삶의 비극을 조명한다. 장례식장에서조차 춤으로 애도를 표현한 장면은 슬픔과 사랑이 뒤섞인 이 가족의 독특한 서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류의 삶과 역사를 건축이라는 시선으로 풀어낸 교양서다. 선사시대 동굴 주거지부터 현대의 초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약 180만 년에 걸친 건축의 흐름을 한 권에 담아냈다. 인간이 어떻게 공간을 만들고 문명을 확장해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건축 해설서라기보다는 시대와 사회를 읽는 역사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앙코르와트, 자금성, 바스티유 감옥,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계 각지의 건축물들은 각각 정치·종교·전쟁·문화의 변화를 증언하는 살아 있는 기록물로 등장한다. 특히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태평양 지역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시선은 기존 건축서에서 보기 어려운 균형 잡힌 세계사를 제시한다.

현대사회를 몸이라는 키워드로 해부한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을 '육체의 시대'로 규정하며 다이어트·헬스·성형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정작 '몸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이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몸이 어떻게 사회적·심리적 병리와 연결되는지 추적한다. 특히 스토킹, 가스라이팅, 딥페이크 범죄와 같은 현상들이 육체 중심 사회와 맞물려 나타난다는 분석은 강렬한 문제의식을 던진다. 철학, 사회비평, 문화분석을 넘나드는 이 책은 몸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자기 존재를 다시 묻는 강렬한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