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EC, 10년 가상자산 논쟁 ‘마침표’…시장은 신중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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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비트코인·이더리움 목표가 하향
의회 ‘클래리티 법안’ 통과 여부 초점
알트코인 ‘옥석가리기’ 계기 될 수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은 ‘증권’이 아닌 ‘디지털 상품’이라는 발표를 내놓으면서 10여 년 간 이어진 규제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시장은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비트코인에 대한 12개월 목표가를 종전의 14만3000달러(약 2억1200만원)에서 11만2000달러로, 이더리움은 4304달러에서 3175달러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그간 가상자산 업계는 기존에 마련된 증권 중심의 미국 규정이 가상자산에 부적절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이 증권이나 파생상품과 다른 범주에 속하는지 명확히 해줄 것을 의회와 규제 당국에 요청했다. 그런 의미에서 SEC의 이번 발표는 업계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이달 규제 역할 조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점도 향후 미국식 가상자산 감독 체계의 뼈대가 잡히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10년 넘게 지속된 불확실성 끝에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 증권법에 따라 SEC가 가상자산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씨티은행은 의회 입법 과정이 더디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 구조와 관련한 ‘클래리티 법안’ 처리는 미 상원에서 난항을 겪고 있고 스테이블코인 규정에 대한 의견 불일치 등으로 올해 통과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법안이 통과하려면 최소 7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의 지지가 필요한데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한다면 법안 통과 가능성은 더 희박해질 수 있다. 클래리티 법안은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으로 구분해 감독 기관의 관할을 명확히 함으로써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SEC가 방향을 제시했다면 확실히 법으로 지침을 못 박는 단계가 필요한 데 이 점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알렉스 손더스 씨티은행 투자전략가는 보고서에서 “규제 관련 촉매제가 추가적인 자금 유입을 촉진하겠지만, 올해 미국 입법을 위한 기회의 창은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약 7만 달러를 중심으로 입법 관련 뉴스 발표를 기다리며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7만4094.20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0.14% 상승에 그쳤고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다른 가상자산도 보합세를 나타냈다.

설령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규제 리스크 감소로 기관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도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코인)은 또 다른 얘기다. 알트코인은 판매 구조와 발행 방식에 따라 디지털 증권 판정을 받을 수 있어 이번 조치는 알트코인의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당장 이날도 코인 간 신경전이 있었다. 솔라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은 SEC 결정 소식을 전하면서 “오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환영했다. 반면 라이트코인 공식 X 계정은 “어떤 자산은 실력으로 인정받고 어떤 자산은 돈으로 자리를 얻는다. 우린 실력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투자전문 매체 벤징가는 솔라나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고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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