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李 ‘불공정 행위 엄단’ 기조에…공정위 의무고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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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초 9개월간 의무고발 19건…같은 기간 전 정부 대비 46%↑
연평균 건수 文 10.8→尹 9.6…정권 기업 관련 성향에 증감 경향
李, 연일 담합 등 경고…“내부자 신고 활성화·전속고발권 폐지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의무고발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밀가루 담합 사건 등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발본색원’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율 하한을 최대 20배까지 높이는 등 제재 수위가 강화된 가운데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기업 경영 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의무고발 요청에 따른 고발 사건 관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의무고발 건수는 1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약 9개월(2022년 5월~2023년 2월)간 건수(13건)보다 46.2% 늘어난 규모다. 더불어민주당 집권 때인 문재인 전 대통령(2017년 5월~2018년 2월) 취임 초기(4건)와 비교해서는 다섯 배가량 많다.

연평균 고발 건수를 기준으로 추산해도 이러한 흐름은 두드러진다. 윤석열 정부(3년)와 문재인 정부(5년)의 연평균 의무고발 건수는 각각 9.6건, 10.8건으로 나타났다.

의무고발요청제도는 검찰, 중소벤처기업부·조달청 등 정부가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제도다.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표시광고법 등 6개 법률 위반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전속고발권을 가진 공정위가 위법성이 큰 사건에 대해 고발을 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다. 의무고발 대상 기업은 공정위 제재 후 검찰에서 재조사를 받게 된다.

의무고발요청 기관별로는 검찰이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중기부(7건), 조달청(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대통령이 불공정 담합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며 정부 부처나 관계기관이 의무고발을 활용한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 등을 통해 담합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연일 강조했다. 이달 10일 국무회의에서는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한 폭리 등 기업 불공정 행위를 겨냥해 “앞으로는 회사가 망하는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 부정·불법 행위에 대한 내부자 신고를 촉진하기 위해 포상금을 무제한으로 늘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해 기업 경제범죄에 대한 고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화두도 던졌다.

이정문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불공정 거래 근절 의지가 의무고발 증가라는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담합과 갑질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 만큼 국회에서도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한 입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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