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밥집’ 쏠림… 동네 상권 신흥강자는 '병원·학원' [서울상권 3년 지형도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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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먹자골목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불확실한 경기 상황 속에서 자영업 창업 시장이 ‘생계’와 ‘자기관리’로 양분되고 있다. 보수적인 생계형 창업의 대표 격인 한식음식점으로 자본이 집중되는 한편, 오프라인 소비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떠오른 자기 관리 업종이 새로운 창업 선택지로 부상했다.

11일 본지가 서울 상권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위 업종은 한식음식점이었다. 한식음식점 매출액은 약 4조88억원으로 2022년 3분기 대비 10.2%(3723억원) 늘었다.

골목 상권의 식당 업종 선호 경향은 뚜렷했다. 신규 개업 매장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한식음식점 신규 개업 수는 2022년 3분기 1741개에서 2025년 3분기 2225개로 27.8%(484개 증가) 늘어나며 개업 매장이 가장 많은 업종이었다. 이밖에 분식전문점도 435개 개업이 확인돼 개업 상위 10개 업종에 포함됐다.

▲서울시내 매출액 상위 10개 업종과 폐업 상위 10개 업종 (서울 데이터허브)

최근 서울 상권의 또 다른 특징은 2022년 당시에는 신규 개업 상위권에 없었던 스포츠클럽(862개), 피부관리실(554개), 스포츠 강습(402개) 등이 2025년 3분기 신규 개업 상위 10위권에 대거 등장한 점이다. 코로나19 영향이 남아있던 2022년 당시에는 전자상거래업(1103개)이 5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코로나19 종식 이후 자기관리와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창업 시장 내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매장 숫자와 별개로 상권 내 매출이 두드러진 업종은 동네 병원이었다. 일반의원 총매출액은 같은 기간 1조6025억원에서 1조9564억원으로 22.1% 증가하며 전체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일반의원과 맞물려 운영되는 의약품(약국) 업종의 매출 역시 1조6686억원에서 1조7919억원으로 7.4% 늘어났다.

교육에 대한 지출도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일반교습학원은 지난해 3분기 총매출액 1조68억원을 기록하며 3년 전과 달리 총매출액 상위 10위권(8위)에 진입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경기 상황 속에서도 자녀 교육과 직결된 오프라인 대면 학원에 대한 가계 지출 유지되거나 되려 늘면서 덩치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청과상(과일가게) 총매출액은 9855억원에서 1조3574억원으로 37.7% 증가했다. 생활 소비 채널인 슈퍼마켓의 총매출액 역시 1조1562억원에서 1조1643억원으로 0.7% 소폭 상승하며 매출 상위권을 지켰다.

다만 상권 내 식당 업종과 슈퍼마켓과 같은 소매업 등 일부 업종 쏠림 현상은 정책으로 완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창업 문턱이 낮고 수요가 많아 진입은 쉽지만 경쟁은 치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인 서울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8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소상공인 금융지원 제도와 재기 지원 방향 모색’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소상공인의 2022년 기준 영업이익은 2800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3100만원보다 적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11.6%로 전국 평균(13.2%)을 밑돌았다. 서울 소상공인들이 사업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 이유로 ‘경쟁 심화’를 꼽은 응답이 48.6%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46.6%)을 넘어서는 수치다.

보고서는 “서울 소상공인 사업체 중 도소매업은 28만 개, 숙박과 음식점업은 11만 개로 두 업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 업종은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낮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만큼 정부와 연계한 경영개선·재창업 등 맞춤형 재기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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