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50달러 시 성장률 최대 0.8%p 하락 전망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한국 경제의 2% 성장 전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제유가 급등과 물류 차질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수출과 내수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이 당장 경기 흐름을 떠받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변수에 따라 성장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내수 회복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와 공급망 불확실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교역 위축과 물류 지연이 발생해 수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소비 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 급등이 현실화할 경우 성장률 하락 폭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연구기관은 과거 오일쇼크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해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최대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은 브렌트유 가격이 기존 전망치인 배럴당 62달러보다 크게 올라 80달러대 수준이 지속될 경우 한국 성장률이 약 0.4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 전망 역시 두바이유 배럴당 62달러를 기준으로 작성된 만큼 최근 유가 상승세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두바이유 가격은 3월 첫째 주 평균 배럴당 86.1달러로 전주(70.5달러)보다 15.6달러 급등했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경우 경기 둔화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경제 전문가는 “정부가 제시한 2% 성장률은 중동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국이 전쟁 대응을 위해 확장 재정 정책을 펼 경우 성장 하방 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변수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다른 산업이 부진하더라도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을 떠받치는 구조를 보여왔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산업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는 주로 항공 운송에 의존하는데 분쟁 확산으로 항공 노선이 제한될 경우 물류 지연이나 운송비 상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생산은 전력 사용량이 큰 산업인 만큼 에너지 가격 상승 역시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반도체가 수출을 떠받치고 있지만 향후 성장동력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