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패턴 오프라인→온라인으로 변화⋯규제 변화 필요성 지적
규제 완화에도 ‘대형마트 경쟁력 회복 어렵다’ 분석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1년을 맞으면서 국내 대형마트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함께 유통 규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2년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유지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위기는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를 넘어 소비 구조 변화와 규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제도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 시장과 괴리를 보이면서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왜곡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유통산업발전법 도입 당시에는 대형마트 쏠림을 완화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취지가 있었지만 이후 10여 년 사이 유통 시장은 이커머스가 주도하는 구조로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게 했어야 했지만 규제가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대형마트가 의무휴업과 영업 제한을 적용받는 동안 온라인 플랫폼은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규제 적용 대상이 오프라인에 집중된 사이 소비 수요가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규제의 정책 효과가 기대와 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월 2회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마트 방문이 줄자 주변 상권까지 함께 위축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단순 지원이나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유통 기반 자체를 강화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소비 패턴 변화도 함께 지목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마트가 기반으로 삼아온 가족들의 ‘주간 단위 장보기’ 소비 패턴이 바뀐 것이 가장 변화”라며 “문제는 이런 변화에 대응할 유연성을 규제가 제한해 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규제에 대한 전향적인 움직임이 있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대형마트 새벽배송 가능 품목에서 신선식품을 제한하겠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에 대한 업체 규제는 제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추진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에 대해선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이커머스 중심 구조가 자리 잡은 만큼 규제 완화만으로 대형마트 경쟁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동안 오프라인 상권이 약화되고 결과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성장을 도와준 측면이 있다”며 “지금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대형마트가 과거처럼 살아날지는 장담하기 어렵고, 대응 시점이 늦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