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공개 사과에 여론 진정⋯남은 과제는 ‘진정성 있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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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머리 숙인 정용진⋯잦아드는 정치권 비판 여론
스벅 선불카드도 6월부터 2주간 조건없이 100% 환불
내부검증 시스템 결함에 윤리위원회 등 필요 목소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스타벅스코리아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기자회견 내내 세 차례나 고개를 숙이며 “모든 것이 제 책임”이라고 밝힌 그의 목소리에 냉랭했던 여론도 점차 잦아드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사태로 드러난 ‘내부 시스템 및 리스크 관리 체계’는 남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정 회장의 사과를 지켜본 정치권은 마녀사냥식의 비판을 점차 멈추는 분위기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간담회에서 “(정 회장의 사과는)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신세계그룹 차원의 진상조사에 대해서도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회장이 사과했다”며 “이제 이 정도 선에서 그쳤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경쟁자인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역시 “국민적 아픔을 앞세워 끝없는 정치적 낙인찍기와 마녀사냥식 압박을 이어가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정치는 국민적 분노를 차분히 수습하고 공동체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사과를 기점으로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에 대한 여론이 점차 돌아서고 있는 것은 정 회장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면서 총수로서 단호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의 기준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이사와 담당임원 해임 등 인사 조치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스타벅스 불매 운동 여파로 제기된 ‘선불카드 전액 환불’ 요구에도 즉각 응했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잔액의 60% 이상을 써야 환불이 가능한 선불충전금 약관에 대해서 한시적 조치를 결정했다. 내달 1일부터 2주간 조건없이 100% 환불이 가능하다.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논란 일지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다만 재발 방지책에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회성 시스템 보강이 아니라 마케팅 전 과정에 걸친 윤리검증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부 직원이 아닌 제3자로 구성된 위원회가 마케팅을 최종 검수하고, 위원회에서 결재한 내용만 실행되도록 실권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본지 자문위원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도 “기업 전 단계에 한층 높은 윤리 잣대를 도입하고, 최고 수준의 이마트 윤리강령을 새로 만들어 사회적 민감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의 ‘진정성 있는 행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브랜드 이미지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교수는 “특정 정치 진영에서 선호될 만한 언행이나 마케팅은 브랜드에 좋지 않은 만큼,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이 정치로부터 독립적이라는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정 회장이 직접 사태 진화에 나선 것은 논란을 둘러싼 의구심을 푸는 데 유의미했다”면서도 “정 회장이 빠르게 광주를 찾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고, 내부 시스템 개선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함께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과문에서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며 행동으로 변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룹이 약속한 시스템 개선과 책임 이행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소비자와 사회와 이를 소통하는 것이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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