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얼마나 손해 끼쳤나’ 기업 입증해야…"판례 쌓일 때까진 책임 묻기 어려워" [노봉법 시대, 기업의 선택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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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이 통과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이 노조행위로 인한 손해에 책임을 묻기 쉽지 않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누가 얼마나 손해를 끼쳤는지’ 그 관여도를 개인별로 특정해 입증해야 하는데 법원 판례가 쌓일 때까지는 정확한 판단 기준을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3일 법조계 노동사건 변호사들에 따르면 “사업장이 노조원의 손해 관여도를 입증하는 건 실질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이 나온다.

홍성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예를 들어 문을 부수는 행위가 있었다면 그 문을 A가 부쉈는지 B가 부쉈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누가 주동했고 직접적인 행위를 했는지, 관여도는 얼마인지를 따져서 정도가 큰 사람에게 더 큰 책임을 물려야 하는데 분별이 쉽지 않으니 소송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민법 760조 ‘공동불법행위’에 따라 사업장은 노조라는 조직을 상대로 포괄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책임을 개별적으로 물어야 한다.

공인노무사 출신인 임인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사전에 판단 기준을 만드는 건 어려워 보이고 결국 법원에서 판례를 쌓아가면서 ‘이럴 때는 책임 비율이 30%였고 이럴 때는 35%였다’는 식으로 다룰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축적된 판결을 사후적으로 확인할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폐쇄회로(CC)TV 설치, 대화 녹음,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등 소송에 대비한 기록을 남기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변호사는 “전면 파업이 일어날 경우 손해액이 얼마일지 미리 계산을 해볼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어떤 부분에서 얼마만큼의 손해가 발생할지 미리 파악해 둬야 추후 손해 배상의 책임 비율을 산정하는 데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기업이 입증 책임을 다해도 최종적으로 인용되는 손해배상 금액은 당초 청구액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노란봉투법은 법원이 노조원의 경제상태와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서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다.

홍 변호사는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측에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하기 위해 본인 재산상태 등 경제적인 부분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게 될 것”이라면서 “항변을 위한 여러 주장이 나올 텐데 이 역시 법원이 일률적인 판단 기준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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