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업계 “합격선 하락 기대감에 N수생 증가 불가피”

보건복지부가 향후 5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학별 증원 규모를 가르는 후속 절차는 교육부의 몫이 됐다. 정부는 늘어나는 정원을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에 활용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비서울권 국립대 의대를 중심으로 단계적 배분에 나설 계획이다. 의대 합격선 하락 기대감에 N수생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입시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복지부가 확정한 총 증원 규모를 토대로 각 의대의 교육 여건과 인프라 개선 계획을 종합 평가해 대학별 정원을 배정할 예정이다. 2027학년도 대입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3월 중 1차 배정을 거쳐 4월 말까지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원 배분 기준은 대학 유형과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입학정원 50명 미만인 비서울 국립 의대의 경우 2024학년도 대비 최대 100%까지 증원이 허용된다. 이에 따라 강원대, 충북대 등 일부 소규모 국립 의대는 정원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정원 50명 이상 국립 의대는 증원율 상한이 30%로 제한되며 사립 의대는 규모에 따라 20~30% 범위에서 정원이 조정된다. 서울권 8개 의대는 이번 증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육부는 정원 배분 과정에서 교원 확보 계획, 임상실습 병상 수, 시설 개선 이행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단순한 정원 확대가 아닌 교육의 질을 전제로 한 증원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2027학년도 증원 규모를 490명으로 제한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2024·2025학번 학생들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이른바 ‘학번 중첩’ 상황인 가운데 한꺼번에 대규모 증원이 이뤄질 경우 교육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2028학년도부터는 증원 규모를 613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대학별 입학정원이 10% 이상 변동될 경우 향후 수년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주요변화평가를 매년 받아야 해 대학들의 행정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의대 증원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도 여전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최근 “현 수준에서도 정상적인 의학교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원, 시설, 실습 여건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은 입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위권 수험생의 의대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시업계는 졸업생을 중심으로 한 ‘N 수생’ 증가를 내다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원 확대에 따른 합격선 하락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도전에 나서는 수험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증원분이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되면서 전국 단일 경쟁보다는 권역별·자격별 경쟁 구도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교육부가 4월까지 대학별 정원 배분을 확정하면 각 대학은 학칙 개정과 대입 전형 변경 절차에 착수한다. 최종 변경 사항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심의를 거쳐 5월 말 2027학년도 대입 모집요강에 반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