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차액가맹금 수취엔 구체적 합의 필요…묵시 합의 인정 신중해야”

차액가맹금 수취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없으면 부당이득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이후 유사한 계약 구조를 둘러싼 법률 상담과 소송 검토 요청이 늘고 있다. 일부 법무법인은 전담팀을 꾸리고 브랜드별 공동 대응을 준비하는 등 가맹점주 측 사건 검토와 소송 준비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가맹 브랜드 절반 가까이가 차액가맹금 구조인 만큼 유사 분쟁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동인은 치킨·피자·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을 대리해 차액가맹금 반환 가능성을 검토하는 전담팀을 꾸리고, 집단소송에 참여할 점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법무법인 최선도 명륜진사갈비와 프랭크버거 등 가맹점주들을 대리해 가맹본부를 상대로 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다수의 법무법인이 가맹점주 대상 계약서 검토를 진행하며 소송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 이후 확산되고 있다. 대법원은 차액가맹금이 가맹사업법상 ‘가맹금’에 해당할 수 있는 비용인 만큼, 가맹본부가 이를 수취하려면 가맹점주와의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합의는 명시적일 필요는 없지만, 가맹점주에게 불리한 내용의 묵시적 합의를 쉽게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법리도 재확인했다.
특히 가맹점주가 본사가 지정한 원·부자재를 거래 상대방이나 가격을 선택할 여지 없이 공급받아 온 구조라면, 단순한 물품 거래나 대금 지급 사실만으로 차액가맹금 수취에 대한 묵시적 합의가 성립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가맹본부가 관련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심이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차액가맹금 비율 등을 토대로 과거 기간의 차액가맹금을 추정·산정한 방식도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프랜차이즈 계약 가운데 차액가맹금의 존재나 산정 방식·비율이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2024년 기준 서울시에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이 발생한 1992개 가맹 브랜드 가운데 47.9%(955개)가 차액가맹금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액가맹금 구조가 업종 전반에 퍼져 있는 만큼, 유사 분쟁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송에서 쟁점이 될 요소도 비교적 뚜렷하다. 계약서에 차액가맹금 또는 물류 마진의 산정 방식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지, 해당 비용 구조를 가맹점주가 인식한 상태에서 실질적인 합의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본사 측은 장기간 비용을 납부해온 점 등을 들어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거나, 로열티를 받지 않는 대신 물류 마진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였다는 논리 등을 방어 논리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해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프랜차이즈마다 계약 구조는 다르지만, 가맹점주와의 협의 없이 물류 유통 마진을 붙여온 관행이 공통된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며 “특히 가맹사업법이 강화되기 이전에 체결된 계약일수록 차액가맹금에 관한 합의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조항이 있더라도 산정 방식과 범위, 가맹금에 포함되는지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는지, 해당 내용이 가맹점주의 인식과 동의를 전제로 한 실질적인 합의에 따른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에는 정보와 교섭력의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계약 체결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고 동의가 이뤄졌는지까지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판결 이후 본사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계약서를 수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신규 계약이나 갱신 과정에서 ‘본사는 차액가맹금을 부과할 수 있고 점주는 이에 동의한다’는 식의 포괄적 동의 조항이 포함돼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진의 산정 방식과 상한선, 적용 품목이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진정한 합의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 소송 제기나 단체 활동을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거나, 로열티 인상과 연계해 특정 물류를 강제로 구매하도록 하는 등 보복성·변칙적 독소 조항이 끼어들 가능성도 있어 계약 체결 전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