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2.0%로 사상 최저치로 인하하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시장의 자본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달 테이퍼링을 종료할 예정임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정책금리 인하는 가뜩이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자본 유출 가능성을 더 키운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상당하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오히려 외국인의 한국 금융시장 이탈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14일까지 1조91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8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자 차익실현 유인이 커져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6개월만에 순유출로 전환했고 이후 계속해서 빠져나간 것이다
유로존 경기침체와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른 속도로 한국 시장을 이탈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한국 자본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가 더욱 줄어들어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는 한은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달 초 1.25%포인트까지 좁혀져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차익실현 유인이 커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던 채권시장도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에서는 통화정책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발을 맞추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 경기가 활성화하면 한국 금융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유인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