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첫 방송…방송시간은 오후 8시
왕년의 레전드가 나서는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익숙한 포맷이지만 ‘다름’을 표방한 예능이 오늘(22일) 베일을 벗습니다. 심지어 ‘다른 분야’에서 예능으로 최고점을 찍은 ‘큰 산’이 버티고 있어 힘든 출발이 될 듯 한데요. 그렇지만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바로 이 엄청난 레전드들 때문이죠.
기막힌 축구 예능이 22일 오후 8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됩니다. 프로그램명은 ‘슈팅스타’, 구단명 또한 ‘FC 슈팅스타’인데요. 한때 이름을 날렸던 축구 레전드들이 팀을 이뤄 ‘현역’ 하부 리그 선수들과 승부를 겨루죠.
‘FC 슈팅스타’는 K4리그 소속 총 8개 팀과 함께 승강제 시스템을 도입한 ‘레전드 리그’를 여는데요. ‘레전드 리그’ 상위 최종 3개 팀은 내년 상위 리그 팀들과 경기할 수 있죠. 다음 시즌의 승격과 강등을 두고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경기를 펼치게 됩니다.
‘슈팅스타’는 SBS ‘런닝맨’,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디즈니+ ‘더 존: 버텨야 산다’ 등 조효진 PD, 박현숙, 김혜림 작가 등이 의기투합했습니다. 그리고 레전드들이 감독·코치진으로 합류했는데요.
‘해버지(해외축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지성과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이자 K리그 감독을 거쳤던 최용수, 지난 시즌까지 경남 FC 감독을 지낸 설기현입니다. 이들은 각각 신생구단 ‘FC 슈팅스타’의 단장, 감독, 코치로 나서게 됐죠.
해버지의 구단에 합류한 이들의 면면도 화려한데요. K리그 통산 605경기 출전 기록의 김영광 골키퍼가 주장으로 선수들을 이끕니다. K리그 통산 최다 어시스트 기록 보유자 염기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역대 득점 1위 공격수 데얀 다먀노비치, ‘FC 서울’ 구단 최초 영구 결번 고요한, 2002 월드컵에 나섰던 현영민 등이 ‘FC 슈팅스타’에 입단했죠. 이 밖에도 김창수, 하성민, 신세계, 강민수, 김근환, 이종호, 김호남, 권순형, 조영철, 김성환, 박기동, 이범영 등이 함께합니다.
평생 축구가 전부였던 이들이 은퇴 후 다시 유니폼을 입게 된 건데요. 다시는 마주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구단 유니폼을 입고 이들은 뭉클한 감정에 휩싸였죠.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진행된 ‘슈팅스타’ 제작발표회에서 김영광은 “41살까지 축구하고 은퇴하기 전에도 최선을 다했다. 정말 축구 안 해야지 편한 마음으로 은퇴했다”며 “하루, 한 달, 석 달이 지나면서 죽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섭외) 제안이 왔을 때 다시 저를 살려주는 느낌이 왔다. 내가 다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감정을 전했습니다.
오로지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 학창시절부터 20~30대를 지내온 선수들이었는데요. 그라운드에서 뛰며 팬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영광스러운 순간에도 함께했던 이들. 은퇴 후 이들의 삶은 경쟁에서 벗어나 편안하면서도 마음 한편의 아쉬움은 떨쳐버릴 수 없었던 거죠.
다시 밟은 그라운드의 감촉은 어떠했을까요? 왠지 모를 감격에 빠질 선수들 뒤로 이들을 바라보는 단장과 감코진의 표정은 사뭇 다릅니다.
최용수 감독은 “사실 내려놨다”고 한숨을 쉬었는데요. 그러면서 “감독일 때 영입하고 싶은 선수들과 하게 됐는데, 그때 영입하기 안 하기 잘했다. 실체를 알게 됐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아무래도 현역 선수들이 아닌 데다 한때 ‘잘 나갔던’ 선수들을 한데 모아둔 팀을 통솔하기가 여간 까다로웠던 것 같죠. K리그 감독일 때와 다른 점을 묻는 말에 그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 많았다”며 “은퇴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과연 몇 퍼센트까지 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접근했다”고 답했죠.
본격적으로 메인에 나서는 예능이 처음인 박지성도 소감을 밝혔는데요. 박지성은 단장직을 맡은 이유에 대해 “이 팀이 추구하는 방향, 선수들의 열정, 그리고 많은 팬층에 K리그를 좀 더 알릴 수 있고 축구를 더 깊게 보여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에 수락하게 됐다”고 했죠. 그러면서도 격려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박지성은 “‘내가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저는 이제는 뛸 수가 없는 수준”이라며 “저도 현역 선수를 지냈지만, 부상 때문에 쉬었다가 다시 오는 것도 힘든데, 긴 공백을 깨는 건 너무나 대단한 일이라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선수들의 열정에 상당히 놀랐고 ‘내 몸속에도 열정이 있구나’라는 걸 일깨워줘서 무척 고맙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이 ‘슈팅스타’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끌어올렸는데요. 박지성은 “‘슈팅스타’만큼 추구팀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단언하면서 “레전드 선수들을 보면서 어떤 정신력을 갖고 있고, 이래서 레전드가 됐다고 느낄 수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죠. 또 “‘과연 될 수 있을까?’, ‘은퇴한 선수들이 축구를 다시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근데 제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들이 나와서 많은 팬분이 기대하며 보실 수 있을 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슈팅스타’를 바라보는 시선 가운데에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바로 ‘최강야구’와의 비교입니다.
은퇴 선수들이 다시 현역과 뛰는 포맷, 레전드 선수들의 대거 출연, 현장감이 느껴지는 카메라, 준비부터 과정, 더그아웃 등 뒷이야기까지 전하는 모든 과정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최강야구’와 비슷하다고 말이죠. 심지어 기획 당시 기사들에 지금의 이름이 아닌 가제인 ‘최강축구’로 보도된 터라 최강야구 제작진이 만든다는 얘기가 돌기까지 했는데요. 그만큼 ‘슈팅스타’는 ‘최강야구’와의 비교는 감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효진 PD는 이런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차별점을 강조했는데요. 조효진 PD는 “최강야구는 선수들의 진실성이 와 닿아서 잘 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건 배워야 하지만, 우리의 특징 안에서의 리얼리티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죠. 그러면서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만 있었던 것 아니다. 은퇴했던 분들이 뛰는 예능은 많았다”며 ‘베끼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저희는 몸으로 부딪히고 땀 흘리고 체력적 소모가 크고 축구의 기본적인 여러 특징이 다르다”며 “축구만의 진실성이 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차별성을 강조했습니다.
‘최강야구’의 선순환 중 하나는 아마추어 야구를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점인데요. ‘슈팅스타’ 또한 이런 긍정적인 면을 기대하게 하죠. ‘슈팅스타’의 첫 대결상대는 ‘양주시민축구단’입니다. 현재 재정난으로 K리그에 속하지 못하고 독립구단으로 남아있는데요. 재정적인 면만 갖춰진다면 K리그4에서 뛸 수 있는 구단입니다.
‘양주시민축구단’은 ‘슈팅스타’와의 경기가 2024년 첫 공식경기가 됐는데요. 오휘성 양주시민축구단 감독은 경기 전 감격한 듯 울음을 터트려 모두를 뭉클하게 했죠. 그들의 간절함을 응원하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앞으로 ‘슈팅스타’가 만날 구단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다음 화를 기대하게 하죠.
구기 종목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이 바로 ”어떤 종목이 가장 힘든가“인데요. 축구와 농구 선수들은 ”경기 중간에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경기가 어디 있느냐“며 야구가 가장 쉬운 운동이라고 말합니다. 축구와 농구 선수들과 다른 ‘친근한’ 체형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이죠. (물론 다양한 야구 장비가 필요한 비싼 운동이라고 반격함)
야구를 뒤로 미뤄둔 축구와 농구는 야외와 실내운동으로 싸우는데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덥거나 춥거나 이 모든 것을 온몸으로 맞서야 한다며 축구 선수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치트키입니다.
네, 물론 모든 운동은 힘들겠지만 그만큼 축구의 체력소모는 굉장한데요. 그만큼 은퇴 선수들이 현역과 대결했을 때,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이죠. 과연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과연 이 모든 ‘물음표’를 다 해소할 수 있는 ‘FC 슈팅스타’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첫 터치를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