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을 둘러싼 위기감이 심상치 않다. 중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북미 지역마저 입지가 좁아진 형국이다.
30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8월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월(4300만대) 대비 27% 감소한 3200만대에 그쳤다.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갤럭시S5’가 출시된 지난 4월 4100만대를 기록한 이후 5월과 6월 판매량이 각각 3500만대, 3900만대로 줄어들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경쟁 업체 LG전자와 HTC가 7월과 8월 각각 신형 스마트폰 ‘G3’와 ‘원(ONE)’ 등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삼성폰의 영향력은 낮아졌다.
같은 기간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신제품 출시 전임에도 출하량이 9% 늘었고 LG전자와 HTC는 신제품 출시 효과로 출하량이 각각 18%, 65% 급증했다.
이 같은 삼성 스마트폰의 위축은 올 4월 세계 시장에 공식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데다가 ‘갤럭시S4미니’ 등 서브 모델의 판매량 급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같이 충성도 높은 고정고객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OS)인 ‘iOS’를 기반으로 타사와 차별화된 UX(사용자경험)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같은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탓에 경쟁모델 간 자기잠식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 또한 갤럭시S5 이후 신제품 출시 공백기가 길었던 점도 이유로 꼽힌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 이어 미국 내 시장까지 경고음이 울리면서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를 주축으로 위기돌파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선사업부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만큼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조속히 털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선사업부는 최근 삼성 미래전략실에 위기상황 진단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현 위기상황에 대한 진단 및 원인과 더불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스마트폰 위기를 촉발한 만큼 현지 마케팅 전략, 하반기 전략 제품 조기 출시 등의 대응책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무선사업부의 조직재편 및 인력재배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개발·제조·판매·마케팅 등 전 부문에서 걸친 대대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2년 만에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떨어지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더불어 일부 증권사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4조원을 밑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