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8일 ‘국제수지(잠정)’ 자료를 통해 지난달 경상수지가 79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2년 2월 24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3월 38억1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29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 가운데 상품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는 6월(66억5000만달러)보다 확대된 68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중 수출은 538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도 470억3000만달러로 3.5%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도 개선됐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6월(5억8000만달러)보다 큰폭으로 축소된 1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여행수입이 16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휴가철인 7월은 통상 해외여행을 많이 나가 여행수지가 나빠지면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는데 이달에는 중국 여행객들이 한국에 많이 오면서 여행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견조한 경상흑자 흐름이 이어짐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내달 7~9일인 추석 연휴 전까지 1000원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6원 내린 1013.8원 출발했다. 이후 오전 9시 21분 0.6원 하락한 1013.8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경상흑자가 6월 수준의 흑자규모를 유지하며 월말 달러 매도세를 강화할 것”이라며 “외국인의 원화자산 매수도 월말까지 높음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오늘 1000원대 진입을 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선물의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08.3~1019.4원이다.
경상수지 흑자 소식 외에도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유입된 것도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또 추석을 앞두고 기업들이 원화 확보에 나선 것도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1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세자리수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우리나라는 달러 공급이 우위를 보이면서 추석 전에 10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미팅 발언이 덜 비둘기파(금융완화)적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된 후에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