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이자이익 연2700억 줄 듯…생보사 ‘빅3’ 역마진 5000억 예상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2분기 2조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등 모처럼 호실적에 웃었던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 하락으로 예금이 타 금융권으로 이동하는데다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1년 1분기(2.38%)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졌던 국내 은행들의 NIM은 올해 2분기 1.82%로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과 규제 완화는 대출 증가에 긍정적이나 NIM 하락을 커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로 대출이 2% 늘면 세전이익이 3.8% 상승하는 데 그치지만, 금리 인하로 NIM이 5bp 감소하면 세전이익은 7.3%나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은 연간 27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만기 구간별로 금리민감자산과 부채를 배분한 뒤 금리민감자산에서 금리민감부채를 빼 산출하는 1년 이하 금리갭이 25조7000억원으로 민감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금리를 인하할 경우 순이자이익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의 순이자익 감소폭은 국내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3조9000억원)의 7% 정도다.
상반기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수익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보험사도 금리 인하는 큰 타격이다.
운용 수익률보다 준비금 부담 이율이 높아져 나타나는 역마진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연 6%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 취급 비중이 큰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보사 ‘빅3’는 연간 역마진 규모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추세적인 금리 하락세가 도래하면 수년 안에 심각한 역마진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조정으로 보험상품 공시이율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아졌다. 공시이율은 금리 연동형 상품에 적용되는 일종의 이자다.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보험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축소돼 보험 영업이 어려워진다. 2012년만 해도 공시이율은 5%대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3% 중후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