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참모총장 '가혹행위' 보고 못 받았다...꼬리자르기 감사 비판

입력 2014-08-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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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감사관실 윤 일병 사건 보고실태 감사결과 발표...軍 5명 징계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과 관련한 국방부 감사관실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관실은 당시 국방부 장관과 육군 참모총장이 윤 일병에게 이뤄진 가혹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방부 감사관실이 국방장관과 육군총장 등 당시 군 수뇌부, 고위 공무원과 장성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결과를 내놓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감사관실은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지난 6일부터 전날가지 23명의 감사관을 투입해 실시한 군 당국의 윤 일병 사건 축소·은폐 의혹 관련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관실은 따르면 28사단에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상급부대로 정확한 보고가 이뤄졌으나 육군본부와 국방부에선 엽기적 가혹행위가 포함된 사건내용이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권오성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보고누락에 대한 책임을 물기로 하고 고위공무원인 박모 국방부 인사기획관과 육군 인사참모부장 류모 소장, 육군 헌병실장인 선모 준장, 육군 안전관리센터장인 정모 대령, 국방부 조사본부 안전상황센터장인 김모 소령 등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또 박모 국방부 인사복지실장과 국방부 조사본부장인 백모 소장, 육군 정훈공보실장인 이모 준장, 국방부 병영정책과장인 박모 대령, 국방부 안전계획담당 우모 중령, 6군단 정훈공보참모 이모 중령, 28사단 정훈공보참모 권모 중령 등 7명은 경고 및 주의 조치를 받았다.

감사관실에 따르면 28사단의 상급부대인 6군단 헌병대는 윤 일병 사망 다음날인 4월 8일 오전 7시10분 가혹행위 내용이 포함된 구체적 사건 정황을 '사고속보'로 작성해 3군사령부 헌병대와 육군본부 헌병실로 보고했다. 육군본부 헌병실은 이를 같은 날 오전 9시15분에 국방부 조사본부 안전상황센터에 국방 인트라넷 메일로 전파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안전상황센터장은 이 내용을 그날 오후 3시7분에 확인했지만 이를 조사본부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추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감사관실은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윤 일병에게 가해진 각종 가혹행위의 구체적 내용이 담겨있었다. 조사본부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사건의 개요를 간략하게 담은 1페이지짜리 보고서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지만 자세한 가혹행위의 내용이 담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총장에 대한 보고도 마찬가지로 누락됐다. 한편 6군단에서도 보고누락이 같은 날(8일) 오전 9시44분에 군단 헌병대장으로부터 사건 전모를 보고받고, 9일 3군사령관에게 유선으로 지휘보고 했으나 3군사령관은 이를 당시 권 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권 총장은 윤 일병이 숨진 당일 오후 참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에 의한 사망사건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가혹행위와 관련한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감사관실을 전했다.

6군단 인사참모와 3군사령부 인사처장은 4월 8일 밤 10시 유가족 대상 설명 때 엽기적인 가혹행위 등이 포함된 구체적인 사고 내용을 파악했으나 이를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국방부 인사복지실장과 인사기획관도 엽기적인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해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일병 사건의 언론 공개와 관련해서는 육군본부와 6군단, 28사단은 윤 일병이 사망한 당일인 4월 7일 저녁 7시께 '취식 간 폭행으로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언론에 설명했으나 6군단과 28사단 정훈공보참모는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는 추가 사실을 파악하고도 언론에 설명하지 않았다고 감사관실은 지적했다.

이날 발표 내용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방부 감사관실이 국방장관과 육군총장 등 당시 군 수뇌부는 물론 고위 공무원 및 장성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의 부실한 감사결과를 내놓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일병 사건 발생 이후 후속조치로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는 특별 군 기강 확립 대책회의가 4월 중순에 개최됐고, 5월 1일에는 육군총장 주관으로 주요 지휘관 화상회의가 열렸다는 점에서 당시 군 수뇌부가 사건의 전모를 몰랐다는 감사결과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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