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효과 단기적ㆍ제한적 분석…구매교섭력 등 합병 시너지 크지 않아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분 65.11%를 보유한 연결 자회사 유니온스틸의 합병을 추진중이다. 동국제강은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해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타당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동국제강이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유니온스틸 합병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철강경기 침체 장기화로 재무안전성이 악화되며 지난 6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했다. 지난 7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개별 기준 부채비율은 189.25%에서 167.78%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은 답보인 상태다.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이 이뤄지면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개별 부채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다. 그러나 합병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단기적ㆍ제한적 효과에 그칠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경상적인 설비투자(CAPEX)와 이자비용이 연간 2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올해만 설비투자 1000억원, 이자비용 1500억원이 지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의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2조4587억원으로, 순차입금 비율은 101%에 달한다.
그러나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은(EBITDA)는 지난해 2252억원, 올해 1분기 311억원이다. 브라질 고로건설 관련 지분투자도 지속되고 있어 비영업자산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 한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하다.
유니온스틸의 1분기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6419억원, 순차입금 비율은 89.4%로 동국제강보다 양호하다. 보유중인 현금성자산은 1119억원이다. 이에 따라 유니온스틸의 현금흐름이 동국제강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지만 유니온스틸도 컬러강판 시장의 공급과잉, 해외 자회사 실적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인한 사업적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합병의 효과를 제한적으로 관측하게 한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슬래브를 구매해 후판을 제조하고, 고철을 이용해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반면 유니온스틸은 열연 강판을 구매해 냉연과 컬러강판을 제조하는 업체다. 사용하는 원재료와 고객군이 상이하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의 합병은 영업적 시너지 보다는 고정비 절감을 통한 이익개선 등에서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도 "두 회사의 원재료와 고객군이 상이해 합병에 따른 구매교섭력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며 "산업은행이 요구하는 개별 부채비율 하락 효과는 있겠지만 연결 부채비율은 합병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이 A(부정적), 유니온스틸의 신용등급이 A-(긍정적)으로 대동소이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합병 이후에도 신용도상의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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