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아르헨티나, 13년 만에 다시 디폴트 임박

입력 2014-07-3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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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과의 협상 결렬…S&P, 아르헨 신용등급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

▲아르헨티나 정부와 미국 헤지펀드 채권단의 협상이 30일(현지시간) 불발되면서 아르헨티나가 다시 디폴트 위기를 맞게 됐다.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이 이날 뉴욕에서 협상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아르헨티나가 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01년에 이어 13년 만이다.

아르헨티나 정부 대표단과 NML캐피털ㆍ오렐리우스매니지먼트 등 미국 헤지펀드 채권단은 뉴욕에서 이틀 동안 채무상환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극적인 타결을 이뤄내지 않는다면 이날 자정부터 아르헨티나는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된다.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협상 결렬 후 “미국 헤지펀드를 포함한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채권단은) 아르헨티나가 제안한 타협안도 수용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대화와 합의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여전히 협상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법원이 지명한 협상 중재인인 대니얼 폴락 역시 이날 발표문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가 임박했다”면서 협상이 결렬됐음을 밝혔다.

그는 “디폴트는 아르헨티나의 평범한 시민들을 궁극적인 피해자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대표단과 헤지펀드 채권단은 이틀 동안 15억달러(약 1조5400억원) 규모의 채무액 상환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앞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헤지펀드에 15억 달러를 상환해야 한다고 명령했으며 아르헨티나와 유럽계 채권단은 채무지급결정 유예를 요청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02년에 1000억달러 규모의 부채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했으며 주요 채권단과 채무 조정에 합의했지만 일부 헤지펀드는 채무 전액 상환을 요구해왔다.

법원은 헤지펀드 주장을 받아들여 아르헨티나 정부가 헤지펀드들에 돈을 갚기 전까지는 채무조정에 합의한 다른 채권단에 주기로 했던 5억3900만 달러 국채 이자 지급도 불가하다고 판결했다. 이 이자 지급기일은 6월 30일이었며 이날까지 30일의 유예기간이 있었다.

남미 3대 경제국인 아르헨티나가 실제로 디폴트에 빠질 경우 글로벌 경제에 악재가 될 전망이나 일각에서는 예상됐던 일인 만큼 여파가 제한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틴 레드라도 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만일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빠지면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디폴트로 아르헨티나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경기침체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르헨티나 경제혼란에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아르헨티니가 실제 디폴트에 빠지더라도 세계 금융시장이나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1년 디폴트 이후 아르헨티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당히 고립돼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의 신흥시장채권지수에서 아르헨티나 채권 비중은 2001년 20%에 달했으나 현재는 1.3% 수준이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협상 실패를 이유로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선택적 디폴트는 일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부분적 부도 상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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