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제재는 ‘호랑이 꼬리’ 밟기?…글로벌 금융계 신경 곤두서

입력 2014-07-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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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 사이에서 균형 잡기 쉽지 않아…유럽, 러시아 해외 여신의 4분의 3 차지

글로벌 금융계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와 거래하는 은행들은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와의 관계가 밀접한 유럽 은행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대출과 채권 인수 등 유럽의 대러시아 여신규모는 약 1546억 달러(약 159조원)로 러시아의 해외여신의 4분의 3을 차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개별 은행을 살펴보면 네덜란드 ING그룹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독일 도이체방크.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 등이 러시아와 활발히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 별로는 프랑스가 473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탈리아가 258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다른 나라도 유럽과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 은행들의 대러시아 여신 규모도 272억 달러에 달했고 일본은 195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6일 러시아 대형은행 2곳과 에너지 대기업 2곳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 내 주식거과 채권 발행을 금지하는 등 자금조달을 어렵게 한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아직 미국처럼 제재를 하고 있지 않지만 유럽 은행들이 러시아 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유럽 은행들은 미국을 강력한 비즈니스 거점으로 하고 있으며 달러를 빼놓고는 아예 장사가 안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런 미국의 대러 제재를 거부하면 거액의 벌금을 맞을 수도 있다.

실제로 프랑스 BNP파리바는 수단과 쿠바, 이란 등 미국이 제재하는 국가와 거래했다는 사실이 발각돼 약 90억 달러라는 거액을 벌금으로 내게 됐다.

러시아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는 최근 미스트랄급 강습상륙함 2척을 러시아에 예정대로 매각했다. 경기침체와 대외수지 악화에 시달리는 프랑스로서는 매각 대금 12억 유로를 놓치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은행들이 이런 거래 관련 제2의 BNP파리바 사태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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