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루 원유 생산량 900만배럴 육박...금ㆍ달러ㆍ미국채와 함께 안전자산 대열 합류
차세대 안전자산은 미국산 원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라크를 비롯해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들의 사회정치적인 불안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지속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안정적으로 공급이 늘고 있는 미국산 원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2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셰일붐과 함께 미국의 원유 생산이 하루 900만 배럴에 육박하면서 일반 투자자들과 투기세력이 미국의 에너지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셰일붐에 따른 공급 확대로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 불안이 진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이 정체되고 미국 등 비OPEC 회원국의 생산이 늘면서 OPEC의 공급 불안에 따른 여파가 상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원유시장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바클레이스는 이에 따라 미국산 원유의 프리미엄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미국산 원유가 이미 미국 달러와 국채,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리처드 해스팅스 글로벌헌터시큐리티 거시 투자전략가는 “미국산 원유는 국제유가를 지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재해에 대한 헤지 차원에서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포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산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가 배럴당 6달러선까지 좁혀진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센트(0.02%) 상승한 배럴당 102.0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1.17달러(1.09%) 오른 108.24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아울러 미국은 원유 생산을 확대하면서 자체적인 에너지 안보는 물론 심오한 헤지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 메리트를 키우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해스팅스 전략가는 덧붙였다.
골드만삭스가 금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고 천연가스에 대한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한 것도 미국의 셰일붐을 고려한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미국산 원유의 전망을 밝게 하는 재료라는 평가다.
셰릴 킹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 리서치 선임 디렉터는 “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미국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면서 “일반적으로 경제 사이클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커질수록 상품을 포함한 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라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시장이 민간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킹 디렉터는 “미국의 안정적인 원유 공급은 유가의 상승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했다”면서 “OPEC는 국영 원유산업이지만 미국은 민간 주도의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한 국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