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계에 티저 영상이 필수품으로 자리했다. 가수들의 앨범 발표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영화 등 분야 불문하고 각 제작사와 기획사는 사전 티저영상을 제작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궁금증을 자아내는 등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작사와 기획사가 앞다퉈 티저 영상과 이미지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티저를 만드는 과정과 이유, 효과 등을 알아봤다.
티저는 본래 광고용어에서 시작됐다. 티저광고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상품 정보의 일부만 밝혀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기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00년 ‘선영아 사랑해’ 광고다. 시내 곳곳에 벽보가 붙어 대중의 궁금증을 자아냈고, 총 광고비용 약 50억원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광고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 나오자 광고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면서 TV, 영화, 앨범 등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실제 티저 영상 혹은 이미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지난 3일 컴백한 에프엑스는 컴백 하루 전 뮤직비디오 티저영상을 내보였다. 이후 다음날 ‘레드 라이트(Red Light)’ 뮤직비디오는 공개한지 단 22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만 건을 돌파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권상우와 최지우의 11년만의 재회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SBS 새 드라마 ‘유혹’은 몽환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또한 웅장한 피아노 선율이 돋보이는 티저영상은 ‘인생의 끝에 몰린 한 남자’, ‘거부할 수 없는 유혹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자막과 함께 배우들의 처참한 표정과 긴박한 행동이 더해져 드라마의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해당영상은 유튜브 기준 6만 5422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영화 ‘명량’은 티저영상 공개 하루만에 100만 건(포털사이트 네이버 최초 공개)을 돌파했다.
이 같이 음반, 드라마, 영화 제작사들이 티저 영상을 만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전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다. 브레인스토밍 단계를 통해 다각도의 모니터링을 한 뒤 이목을 끌 수 있는 부분을 끄집어낸다. 구체적인 시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프로덕션과 감독을 섭외하고 제작에 돌입한다. 결과 콘셉트를 달리해 버전1, 버전2 등 다양한 티저영상을 준비한다. 최근 AOA ‘단발머리’ 공개 전 실루엣 티저영상과 뮤직비디오 티저영상을 각각 다른 콘셉트로 공개해 무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며 뮤직비디오를 이슈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또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에게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짧게 축소시켜 어떤 찰나에 최대한의 임펙트를 줄 것인지가 고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FNC언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곡 전체 혹은 무대 전체에서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을 잘 캐치해서 담으려고 노력한다”며 “따라하기 쉽고 기억에 오래 남는 후렴구의 멜로디를 티저로 만들어 공개함으로써 오랜 여운을 남기고 전체 음원이 공개됐을 때도 대중들이 음악에 친숙함을 빨리 느낀다”고 설명했다.
영화 마케팅사 퍼스트룩 강효미 실장은 “영화는 제일 중요한 것이 스토리다. 티저 예고편은 관객들에게 첫 인상이다”라며 “‘명량’은 ‘최종병기활’의 김한민 감독 차기작이라는 점과 이순신 장군으로 변신한 최민식의 만남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의 상징성과 명랑해전이라는 소재가 대중에게 남다른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대중문화와 관련된 티저영상의 범람은 인터넷과 디지털기기의 보편화로 인한 프로슈머(Prosumer)로서의 네티즌과 연예매체의 급증과도 맞물려 있다. 티저영상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네티즌들이 많아져 홍보효과가 크다. 또한 급증한 연예매체는 뉴스원으로 티저영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져 제작사나 기획사들이 수많은 티저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