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외환보유고 사상 최고 수준… 각국 중앙은행 고민 깊어져

입력 2014-07-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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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기준 7.47조 달러 달해…통화가치 상승 억제하려 달러 매입하면서 급증

아시아 각국의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중앙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아시아 전체 외환보유고 규모가 7조4700억 달러(약 7556조원)에 달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한국의 지난달 외환보유고는 3665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12개월째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만 외환보유고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고 일본은 1조28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다음 주 안에 발표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대해 전문가들은 4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도한 외환보유고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 주요국들은 수출 경쟁력 유지 일환으로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고자 달러를 사들여왔고 이는 외환보유고 급증으로 이어졌다.

외환보유고가 지나치게 많으면 관리비용이 늘고 통화팽창으로 인플레이션 불안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생긴다.

또 외환 매입에도 자국 통화가치가 오르는 것도 문제다. 올들어 지금까지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3% 넘게 올랐고 한국 원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4% 이상 뛰었다.

중국 위안화가 2.5% 하락하면서 유일한 예외로 남아있지만 지난 4월 이후 위안화 가치도 오르고 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9일 개최되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 측에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를 중단하라고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시장이 왜곡된 이유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QE)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를 꼽았다. 선진국들의 저금리 기조에 외국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아시아 자산 매입에 돈을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프레드릭 뉴먼 HSBC홀딩스 아시아 경제 리서치 부문 공동 책임자는 “아시아 각국은 외환보유고 급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외환보유고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런 왜곡의 중심에는 연준의 QE가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외환보유고는 전년보다 7200억 달러 늘어났다. 증가분 중 아시아 비중은 70%가 넘는다고 JP모건은 추산했다.

아시아 각국의 외환보유고 급증에는 미국 연준의 QE 축소 등에 따른 급격한 해외자본 이탈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거초글로 글로벌시장 투자전략가는 “지난해 여름 연준의 테이퍼링(QE의 점진적 축소) 시사로 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막대한 외환보유고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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