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여전… 현대백화점, 2006년 화재 때도 대피방송 안 해

입력 2014-07-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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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마감재 붕괴로 6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현대백화점이 과거 화재 때도 대피방송을 하지 않고 영업을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 다중시설인 백화점에서의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현대백화점의 안전불감증이 뿌리 깊게 굳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006년 2월 27일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오수처리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를 목격한 시민들은 119에 동시다발적으로 화재신고를 했고, 소방차 19대가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발생한 불로 백화점 앞은 소방차로 가득 메워졌지만 백화점 측은 대피 안내방송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용감하게 영업을 계속했다.

지하 5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유독성 매연이 한순간 백화점 옥상을 완전히 뒤덮을 때까지도 백화점 내에서 있던 수천 명의 고객은 불이 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쇼핑을 하고 있었다. 쇼핑객들은 백화점 내로 수십 명의 소방대원이 건물 내로 진입하자 그제야 화재 사실을 인지하고 대피방송을 하지 않은 백화점 측에 거세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 측은 당시 “고객들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내방송을 하지 않는다”며 “이날 불은 매장과 멀리 떨어진 지하 5층인 데다가 큰불이 아니라고 판단해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초대형 백화점의 화재는 자칫 대형 인명 참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목동 현대백화점은 영업면적이 무려 2만평에 달했고, 지하 2층에는 7개 복합상영관(CGV)과 600석 규모의 이벤트홀, 수백 개 강좌의 문화센터 등 생활 시설이 집중돼 있다.

또 1년 뒤인 2007년 7월에도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쇼핑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천호동 현대백화점 사고 역시 2006년 화재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천장 마감재 붕괴 후 곧바로 안전하다는 내용의 안내만 쇼핑객들에 전해졌고 대피방송은 하지 않았다.

한편 현대백화점 사고 만 하루 만인 지난 30일 오전 11시 40분쯤 이번엔 AK플라자의 증축공사로 수원역 지하 1층 승강장 입구 천장 마감재가 붕괴해 바닥으로 떨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천장마감재가 떨어진 곳에는 지나가는 승객들이 없어 인명피해가 없었으나 갑작스런 붕괴로 주변을 지나던 승객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수원역 일대는 최근 롯데몰이 8월 개장을 앞두고 있고, 신세계도 수원점 부지 물색에 나서고 있어 기존에 영업을 하던 AK플라자가 이에 맞서 대규모 증축을 진행하는 등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롯데몰은 수원역환승센터 건립 이전까지 철도 밑으로 수원역과 매장을 연결하는 임시 지하통로 공사 계획도 갖고 있어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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