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가 세월호 여파로 타격을 입은 민간소비를 제외한 생산ㆍ투자ㆍ수출 등 다른 지표들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6월 경제동향’에서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민간소비 관련 지표가 부진했지만 여타 지표들은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 3월(2.1%)보다 크게 낮은 -0.1%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전월 대비로도 1.7% 감소했다. 서비스생산 중 도소매업 및 숙박ㆍ음식업이 각각 1년 전보다 1.3%, 1.9% 줄고 예술ㆍ스포츠ㆍ여가도 10.0% 감소하는 등 민간소비 관련 지표는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자심리지수도 현재의 경기판단과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3월(108) 보다 낮은 105를 기록해 민간소비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민간소비를 제외한 주요 지표들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공업생산은 2.4% 증가하면서 최근의 회복세가 대체로 유지됐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77.5%)도 전월(77.2%) 보다 0.3%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투자 관련 지표도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설비투자지수는 1년 전보다 10.7% 증가했다. 투자 관련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전년동월대비 25.7% 늘었다. 다만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설비투자의 개선 추세는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수출은 5월 중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4~5월 평균으로는 3.9% 증가하며 전반적인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고용시장은 4월 취업자수가 1년전보다 2.3% 늘어 전월(2.6%)보다 증가세가 다소 꺾였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양호한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봤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신흥시장국의 경기둔화와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KDI가 국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4월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간 3.7%의 성장률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와 1분기 전망치인 3.6% 보다 0.1%포인트 상향조정한 것이다.
특히 수출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 600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중 1% 중반의 낮은 상승세를 유지한 후 완만하게 오르겠지만 연간으로는 연초 예상보다 낮은 1.8%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다. 또 현재의 기준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높은 만큼 최근의 회복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정책을 경기대응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