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농산물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9%, 지난달 보다 2.1% 떨어졌다. 반면 축산물은 작년 3월보다 14.1%, 전월보다는 3.3%나 올랐다.
실제 최근 3개월간 농축수산물 주요 품목의 등락폭을 살펴보면 배추값은 1월 -55.1%, 2월 -58.7, 3월 -65.9로 하락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당근은 50~60% 값이 떨어졌으며 파도 40%이상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양파는 45.4%, 마늘은 22.8%나 값이 폭락했다.
양파는 2013년 재고물량이 1만3000톤이나 많은데다 2014년산 햇양파의 생산량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돼 가격이 낮은 상황이다. 배추도 겨울 배추 저장량이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해 4∼5월까지 가격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올겨울 유난히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채소 생산량이 많이 증가한데다 재배면적이 늘고 소비가 부진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기상여건이 좋아 겨울 채소들이 엽채류 뿐만 아니라 근채류까지 전부 작황이 좋았다”면서“경기가 나빠지면서 외식빈도가 감소하고 여수기름유출사고 영향으로 수산물 소비도 나빠지면서 당근과 무 등 외식업계의 채소 수요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채소값은 폭락했지만 돼지고기값은 2월 전년동월대비 12.1% 상승에서 지난달 31.6% 올라 가격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AI 발생으로 닭·오리 고기 수요가 줄어들면서 소비대체 효과가 나타난 데다 행락철을 맞아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압력이 나타난 것이다. 같은 달 돼지고기값이 폭등하자 수요가 늘어난 수입쇠고기값도 11%나 올랐으며 공급물량이 줄어든 닭고기가격도 3.1% 상승했다.
정부는 재고물량인 조생종 양파 1만톤을 산지 폐기하고 배추는 4만5000톤의 시장 출하를 조절하기로 했다. 또 대형 유통업체와 할인판매 행사를 벌여 삼겹살 등 특정부위 가격 상승을 막을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농축산물 수급안정대책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부터 각각 배추와 양파에 대해 대해선 민간감축과 시장격리 수급대책을 시행해왔지만 여전히 역부족이었다. 수급조절 매뉴얼은 작년부터 배추·무·양파·마늘·건고추 등 5개 품목만 운영되고 있어 최근 가격하락폭이 큰 파나 당근 등 다른 채소의 수급대책도 미흡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농협 수매물량이나 비축량을 더 늘리고 수급량에 대한 현장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하는 한편, 과감한 수매격리와 소비촉진 운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