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800회
박석무<사진>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칼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연재를 시작한 것은 2004년 6월이었다. 연구소 창립과 함께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대중에게 널리 알려보자는 취지였다.
이 칼럼은 ‘메일링 서비스’로 매주 월요일 독자를 찾아가는데 이 칼럼을 받아 읽는 사람은 어림잡아 40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는 지난달 27일 800회를 맞았다. 초반 약 2년간은 주 5차례 쓰다, 이후 1차례로 줄여서 이 정도가 됐다. 머지않아 연재 기간 10년을 꼬박 채운다.
박 이사장은 10년간 800회를 이어 온 비결에 대해 “주기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 나도 쓸 거리가 주말까지 떠오르지 않으면 상당히 고민된다”며 웃었다.
그는 “외국에 나갈 때는 원고를 미리 써놓거나 현지에서 원고를 마무리하고 이메일로 보냈다”며 “그만큼 건강과 의지가 유지됐다는 뜻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인터넷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해 웹에 있는 자료 스크랩도 못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수시로 다산의 저서들을 읽으면서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싶은 부분은 표시해 둔다”면서 “다산에 관해서는 총체적인 이해가 있으니 어떤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하면 필요한 내용이 어느 책 어디쯤 있는지 금세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10년 가까이 칼럼을 써 오고 있지만 사회에 변화가 없다는 점은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극과 극의 대결만 계속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갈등이 완화되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가 대접받는 세상이 바람직함을 다산의 지혜로 배워야 한다는 게 내 글의 강조점”이라고 말했다.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는 주제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4일자 칼럼은 ‘낙하산 인사’ 논란을 염두에 두고 썼다. 다산이 살던 시대에도 집권자들과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재가 퇴출당했는데, 그런 역사가 지금도 반복된다는 안타까움을 담은 글이다.
그는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으니 10년간 같은 주제를 여러번 되풀이해 글을 쓸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금 정부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보면 암담한 느낌인데 이런 때일수록 다산의 논리가 시대를 앞섰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풀어쓰는 다산이야기’의 연재를 적어도 1000회까지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그는 “처음엔 ‘한 100회나 쓸까’ 생각했는데 그게 300회가 되더니 500회가 되고 어느덧 10년이 흘러 800회를 넘었다”면서 “1000회를 쓰려면 4년 남았는데 그때까진 써보려 하지만 이후엔 장담 못하겠다. 이렇게라도 해서 사람들에게 다산의 지혜를 알리고 지식 사회에 나름 역할을 한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