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조원 집행, 삼성·현대차 100% 달성… 30대 그룹은 80%대
4대 그룹이 지난해 투자 계획의 96%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은 지난해 수립한 총 95조9000억원의 투자 계획 중 92조원을 집행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연초 계획대로 49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전체 투자의 절반을 차지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23조8000억원을 낸드플래시 및 LCD패널 공장 건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현대차도 연초 수립한 투자 목표인 14조원을 달성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중국, 터키에 공장을 증설했고,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3고로를 준공했다. 아울러 현대하이스코는 당진 제2냉연공장을 증설하는 등 그룹 차원의 굵직한 설비 투자를 마쳤다.
반면 SK와 LG는 당초 계획보다 투자액이 소폭 줄었다. 지난해 16조원 규모의 계획을 세운 SK는 13조원을 투자해 목표 대비 18% 감소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증손회사의 합작사 설립 지분 조건을 완화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해를 넘기면서 계열사의 투자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일 통과된 외촉법으로 현재 SK종합화학은 일본 석유화학업체와 1조원 규모의 합작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로 연초 계획보다 약 9000억원어치의 투자를 실행하지 못했다. LG 관계자는 “2013년 연초 16조9000억원의 투자 계획 중 업황 부진에 따른 LG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증설 보류 등의 영향으로 실제 투자액은 5%가량 줄어든 16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30대 그룹의 투자 달성률은 80%대로 추정된다. 30대 그룹은 지난해 초 148조8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하반기에 수정해 154조7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가 기대만큼 진행되지 않았고 원화 강세, 통상임금 이슈 등 대내외적인 불안 요인으로 하반기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며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화관법(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 과도한 규제가 시설 투자에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불황과 규제 여파로 30대 그룹의 지난해 연초 계획 대비 투자 달성률이 9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 현대차 등이 계획대로 투자했지만 30대 그룹의 지난해 전체 투자 달성률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인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