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외환ㆍ금융 상황점검회의…펀더멘털 건전하지만 안심못해
기획재정부는 오는 30일 오전 9시에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기재부 1차관 주재로 미 FOMC 회의 결과에 따른 국내·외 외환·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열 계획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날 마지막 FOMC 회의를 주재하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양적완화 축소 규모를 기존 월 100억달러 규모에서 월 200억달러 수준으로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어 세계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자 일시적으로 연기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 폭등 영향으로 신흥국 환율 동반 급등하면서 국내 외환·금융시장이 여파를 받고 있어 이번 사태가 국내 실물경제에까지 전이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추 차관은 지난 27일 설 명절을 앞두고 공주 산성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2.5%가량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는 1.5%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고 환율도 소폭 상승한 상황”이라며 “한국은 당분간 신흥국과 차별화되겠지만 동조화 현상이 일어나면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어 변화의 속도와 크기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최근 신흥국 불안으로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나타내던 원·달러 환율이 한달만에 30원 상승했고 한국의 부도위험지표(CDS 프리미엄)도 한달 만에 20bp(1bp=0.01%) 급등했다. 특히 이번 FOMC 회의에서 미 양적완화 규모가 추가로 축소한다면 대외불안요인으로 수출 등 한국경제 실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제금융시장의 아르헨티나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는 크지 않으므로 단시일 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르헨티나 우려가 터키·태국 등과 함께 신흥국 전반에 대한 불안으로 확산하면 우리나라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제금융시장 동향 점검 강화와 필요하면 거시건전성 3종 세트 대응 강화와 수출 중소기업 지원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한국경제는 다른 신흥국과는 달리 외환 안정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그 여파가 제한적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르헨티나의 문제가 IMF 지원 등으로 임시 봉합되더라도 신흥국의 구조적 문제로 단기간내 해소가 어려워 여타 이머징 국가들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엔화 강세 전환과 한국의 안정적인 외환 상황은 부정적 영향을 줄여 줄 수 있어 한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상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아르헨티나 환율 폭등 영향으로 터키, 러시아, 남아공 등은 연중 자산가격 조정과정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신흥국 전반의 위환위기 가능성까지 우려하기는 시기상조라”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내부적으로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내수시장 침체로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어 신흥국 불안 지속으로 대외 금융시장이 흔들린다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